최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용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싱가포르 폐배터리 설비 기업인 그린라이언(Green Li-ion)이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라이언은 27일 리튬인산철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 설비를 공급할 준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리튬인산철 폐배터리 재활용 설비(모델명 GL LFP)는 흑연, 인산철, 알루미늄, 구리, 황산나트륨, 탄산리튬을 뽑아낼 수 있다.
탄산리튬 회수율은 약 98%, 나머지 소재는 약 90% 가량 회수가 가능하다. 설비당 연간 폐배터리 처리량은 730톤(t)이다. 폐배터리를 파쇄 혹은 분쇄한 블랙매스(BM)와 블랙파우더(BP) 형태의 소재를 넣으면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포함된 각종 소재를 각 단계를 거쳐 추출하는 방식이다.
1단계는 흑연, 2단계는 인산철, 3단계에서 알루미늄과 구리를 뽑아낸다. 4단계는 황산나트륨, 마지막 5단계에서 탄산리튬이 나온다.
그간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재활용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삼원계 배터리와 재활용 기술에 차이가 있고, 추출한 소재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분쟁광물인 코발트를 비롯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니켈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탄산리튬 회수에 주로 집중해왔다.
하지만 그린라이언이 탄산리튬뿐 아니라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포함된 각종 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경제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현재 리튬인산철 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성일하이텍, 영풍 등의 기업이 연구‧개발(R&D)에 뛰어든 상태다.
시장 상황도 리튬인산철 배터리 재활용의 필요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코나, 레이, 니로 등의 신형 전기차에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판매 중이다. 테슬라도 모델3‧Y에 리튬인산철 배터리 모델을 추가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판매되지는 않지만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 등도 리튬인산철 배터리 모델을 마련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설립된 그린라이언은 GS, 인비저닝파트너스, 테스(TES) 등이 투자한 기업이다. 현재 3600만달러(약 4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 9월에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나스의 투자부문인 TTV로부터 추가 투자도 받았다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그린라이언 설비를 도입한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도 가동 예정이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