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업체 해성옵틱스가 지난해 부진을 털고 회복세에 들어갔다. 지난해 10%대였던 카메라 모듈 설비 가동률도 60%를 넘었다.
14일 해성옵틱스는 상반기 렌즈 모듈과 카메라 모듈 생산설비 가동률이 각각 47.4%, 63.2%라고 밝혔다. 지난해 17.7%였던 렌즈 설비 가동률, 17.9%였던 카메라 모듈 설비 가동률이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 연간 생산능력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어서, 물량 수주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 3월 해성옵틱스는 주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의 카메라 모듈 사업부의 생산인력을 연초부터 대폭 늘려 2교대 양산체제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해성옵틱스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체 스마트폰 업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동률이 떨어졌다"면서 "올해는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카메라 모듈 수주가 늘어 가동률도 회복했다"고 답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고사양화로 듀얼 카메라 등 멀티 카메라가 본격 채택된 것은 올해여서, 가동률도 덩달아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해성옵틱스의 카메라 모듈 설비 가동률 17.9%는 경쟁사보다 특히 낮았다. 지난해 파트론의 휴대폰용 부품 가동률은 68.6%, 엠씨넥스의 휴대폰용 부품 가동률은 58.0%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성옵틱스 카메라 모듈은 삼성전기를 통해서 삼성전자에 공급하는데, 지난해 삼성전기 물량이 줄어들면서 해성옵틱스의 가동률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모듈 솔루션 생산시설 가동률은 2017년 53%보다 10%포인트 낮은 43%에 그쳤다.
또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성옵틱스는 지난해 주요 고객사(삼성전자)의 생산전략 변화로 중저가 카메라 모듈 수주가 급감하며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성옵틱스가 보급형 스마트폰용 800만·12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주로 생산했는데,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고사양화하면서 해성옵틱스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두 가지 문제가 해소됐다. 해성옵틱스는 삼성전자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다. 김두현 연구원은 "해성옵틱스가 (갤럭시S10용) 16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면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상반기 모듈 솔루션 생산시설 가동률도 50%로 올라섰다.
해성옵틱스의 상반기 카메라 모듈 매출액은 856억원으로, 지난해 카메라 모듈 매출액 375억원의 2.3배다. 2017년 카메라 모듈 매출은 지난해 3.6배인 1351억원이었다.
해성옵틱스가 생산하는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는 절반이 중국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주요 고객사는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다.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고사양화로 손떨림보정(OIS) 기능을 적용한 AF 액추에이터 수요 역시 증가세다. 상반기 AF 액추에이터 매출액은 856억원이다.
해성옵틱스는 카메라 렌즈와 AF 액추에이터,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을 모두 갖춰 카메라 모듈 확대 적용의 수혜를 예상했지만 지난해 기대에 못 미쳤다. AF 액추에이터 설비 가동률만 81.5%를 지켰다.
해성옵틱스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 1936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이다. 시장에서 보는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4063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40% 줄어든 2040억원, 영업손익 62억원 손실이었다. 지난 3월 유상증자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100% 청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