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오딘 청색 OLED, 세계적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등재
"청색 OLED 특허, 104억원 가치평가"...내년 초 기술특례상장 계획
새로운 청색 OLED를 개발 중인 로오딘이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로오딘의 방식은 진공열증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 이를 해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로오딘의 청색 OLED 기술은 이달 세계적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등재됐다. 로오딘은 내년 초를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형윤 로오딘 대표는 《디일렉》과 인터뷰에서 "원천특허를 확보한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이 열활성지연형광(TADF) 방식과 인광 방식 모두에서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양산 중인 OLED에서 빛의 3원색 중 적색과 녹색은 내부발광효율이 100%인 인광 방식 소자를 사용 중인데, 청색은 내부발광효율이 25%인 형광 방식 소자를 사용하고 있다. 청색 OLED 내부발광효율을 100%로 높이기 위해 인광 또는 TADF 방식 기술을 여러 업체가 연구하고 있다.
로오딘이 개발 중인 청색 OLED는, 분자 내에서 발생하는 인광이나 TADF 현상과 달리, 분자 간 에너지 전달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로오딘은 분자 간 에너지 전달반경을 '제로'(0)로 만든 여기자 호스트(발광층)·도판트(발광체) 단일 분자(ZRIET:Zero Radius of intramolecular energy transfer)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오형윤 대표는 "에너지 전달효율은 여기자 호스트와 도판트 사이 거리에 의존하고, 이 거리가 제로에 가까워지면 분자 자체 양자효율과 무관해진다는 원리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전달반경을 제로로 만드는 분자를 설계해, 여기자 호스트와 도판트의 성질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효율적 에너지 전달이 일어나는 물질을 합성하는 방식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형윤 대표는 로오딘의 청색 OLED에 대해 그간 제기됐던 우려 2가지는 △인광 도판트·호스트 단일 분자화로 발광파장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 △단일 분자화에 따른 분자량 증가로 진공열증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첫번째 문제는 양자 계산을 통해 삼중항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위를 찾아내 장파장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번째 문제는 진공열증착이 가능한 ZRIET 개념을 적용한 인광 도판트·호스트 단일 분자화에 성공했고, 이를 활용한 OLED 제작으로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TADF 도판트·호스트 단일 분자화에 따른 실험 데이터만 있었는데, 최근 인광 도판트·호스트 단일 분자화 진공열증착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진공열증착이 되지 않으면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양산성과 경제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공열증착 가능성 부각이 중요하다.
오 대표는 "일반적 고효율 청색 발광층은 들뜬 복합체에 발광물질을 도핑해서 만든다. 이러한 발광층은 대체로 2개의 여기자 호스트와 1개의 도판트 형태로 이뤄진다"며 "로오딘은 ZRIET 메커니즘을 활용해 기존 3성분계 발광층을 2성분계로 단순화하면서도 같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ZRIET 메커니즘은 이론적으로 100% 내부발광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정공 또는 전자 특성 호스트를 인광 도판트와 단일 분자화함으로써, 기존 3성분계 발광층을 '청색 형광 발광층' 같은 2성분계로 구성할 수 있다"며 "이러한 개발 방향은 3성분계 이상 발광층 구성을 위한 양산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균일 혼합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새로운 화학구조 및 소자구성 및 설계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국내에 특허로 등록된 로오딘의 청색 OLED 기술은 최근 세계적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등재됐다. 저자는 로오딘 오형윤 대표와 박부배 최고기술책임자(CTO), 김태경 홍익대 교수, 강선우 단국대 교수 등이다.
로오딘은 2025~2026년 청색 OLED 양산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스마트폰 양산 적용이 목표였는데 일정이 밀렸다. 내년 초를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설립한 로오딘은 경기 화성 동탄에 있다. 오형윤 대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13년(1997~2011년) 근무했다. 이후 SFC(일본 호도가야화학과 삼성디스플레이 합작사)에서 청색 호스트·도판트 개발팀장, 머티리얼사이언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다.
한편, 현재 양산 중인 OLED에서 적색·녹색은 단일항과 삼중항 여기자를 모두 사용해 내부발광효율이 100%인 인광 방식 소자를 적용 중이지만, 청색 OLED는 아직 단일항 여기자만 사용하는 형광 방식 소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내부발광효율이 25%에 그친다. 현재 청색 OLED도 내부발광효율을 100%로 높이기 위해 인광 방식과 TADF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인광 방식 청색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미국 UDC 등이, TADF 방식 청색 OLED는 일본 큐럭스가 개발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ADF 방식 청색 OLED를 개발해온 독일 사이노라를 지난 2022년 인수했다.
아래는 오형윤 로오딘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로오딘이 개발 중인 청색 OLED를 설명해달라.
A. 분자 간 '에너지 전달거리 제로화'를 적용한 소재다. 에너지 전달반경을 '제로'(0)로 만든 여기자 호스트(발광층)·도판트(발광체) '에너지 전달거리 제로화 신개념 청색 인광 발광 재료'(ZRIET:Zero Radius of Intramolecular Energy Transfer) 메커니즘 기술은 특허로 등록됐다.
유기발광 소자에서 FRET(Förster Resonance Energy Transfer, 포스터 공명 에너지 전달) 기반 에너지 전달은 효율·수명 측면에서 중요 인자다. 특히, 삼중항 엑시톤을 빛으로 활용하는 인광·형광 물질에서 중요하다.
FRET 기반 에너지 전달 효율은 크게, 1)호스트(에너지 주개), 도판트(에너지 받개) 간의 에너지 전달거리, 2)에너지 주개의 발광 스펙트럼과 에너지 받개의 흡수 스펙트럼의 겹침 정도, 그리고 3)에너지 주개의 양자효율에 의해 결정되는데, 에너지 전달거리 제로화 개념은 호스트와 도판트 사이 거리(에너지 전달거리)를 제로에 수렴할 수 있게 설계한다면 에너지 전달속도가 다른 중요 파라미터를 무시할 정도로 극대화되는 점에 착안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호스트 특성을 가지는 분자와 발광층 특성을 가지는 분자의 독립적 특성을 각각 유지하면서도 이 개념을 구현할 수 있는 물질을 구현했다.
일반 고효율 청색 발광층은 들뜬 복합체(Exciplex)에 발광물질을 도핑해서 만들고, 이러한 발광층은 대체로 2개의 여기자 호스트와 1개의 도판트, 즉 3성분계로 구성된다. 로오딘은 ZRIET 메커니즘을 활용해 들뜬 복합체 중 1개 호스트와 TADF 도판트를 단일 분자화에 성공해, 기존 3성분계 발광층을 2성분계로 단순화하면서도 동일 수준 이상 효율 특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검증했다.
Q. 지난해 2월 본지 기사 '로오딘 "'내부발광효율 4배' 청색 OLED 특허 등록'을 통해 관련 특허가 등록됐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당시와 차이점을 말해달라.
A. 해당 특허가 등록됐을 당시에는, TADF 도판트를 이용해 에너지 전달거리 제로화 개념을 증명해, 인광에 적용할 경우 내부발광효율 4배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이 개념을 인광 도판트에 적용해 소자 평가까지 마쳤다는 점이 다르다.
로오딘 기술은 ZRIET 개념을 이용해 호스트와 도판트를 단일 분자화하는 것인데, TADF 도판트와 호스트를 단일 분자화하느냐, 인광 도판트와 호스트를 단일 분자화하느냐의 차이이다. TADF 도판트의 경우, 개발을 완료해 검증 테스트를 이미 마친 상태다. 최근 ZRIET 개념을 인광 도판트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기술 개발 초기에는 인광 도판트와 호스트의 단일 분자화와 관련해 2가지 내부 우려가 있었다. 첫번째는, 인광 도판트와 호스트의 단일 분자화에 따른 발광파장의 장파장화 문제였다. 이는 OLED용 청색 발광재료에 요구되는 파장 영역을 벗어나, 실제 OLED 패널에 적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 두번째는, 단일 분자화에 따른 분자량 증가로 진공열증착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양자 계산을 통해 삼중항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위를 찾아내는데 성공해 장파장 문제를 해결했다. 또, 진공열증착이 가능한 ZRIET 개념을 적용한 인광 도판트·호스트 단일 분자화에 성공해, 이를 활용한 OLED 제작을 통해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
정공 특성 호스트 또는 전자 특성 호스트를 인광 도판트와 단일 분자화함으로써 기존 3성분계의 발광층을 '청색 형광 발광층' 같은 2성분계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개발 방향은 3성분계 이상 발광층 구성을 위한 양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균일 혼합 문제점을 해결하는 근본적 해결책 제시가 가능할 것이다. 또, 새로운 화학구조 및 소자구성 및 설계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Q. 104억원 가치 평가를 받았다는 특허는 어떤 기술인가?
A. 로오딘이 제시한 ZRIET 메커니즘 소자는 2023년 1월 한국에서 특허로 등록됐다. 중국과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미국 U사의 특허에 속하지 않는 독창성을 인정받아 특허평가기관에서 104억원 가치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증착이 가능하다는 점을 추가 입증해, 글로벌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또, '고효율의 에너지 다운 컨버전 시스템' 특허(등록번호 2494358)를 보유하고 있다. ZRIET 개념은 발광 디스플레이와 유기태양전지 등 다양한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개념 특허다.
Q. 관련 기술이 최근 유명 해외 논문에 등재됐다.
A. 들뜬 복합체를 이루는 2개의 호스트 중 하나와 TADF 도판트를 ZRIET 개념을 활용해 단일 분자화에 성공했고, 이를 활용해 기존 3성분계 대비 2성분계만으로 들뜬 복합체 형성과 효율적 에너지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논문을 통해 ZETPLEX(Zero-radius of intramolecular Energy Transfer in exciPLEX)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이 내용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F 15.1)에 발표됐다. 이는 ZRIET, ZETPLEX 같은 새로운 개념이 학문적으로도 인정받았다는 점을 입증한다. 현재 ZRIET, ZETPLEX 개념이 적용된 인광 도판트를 활용한 실험 결과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Q. 논문 대표 저자는 누구인가?
A. 학계는 홍익대 김태경 교수, 단국대 강선우 교수 등이고, 로오딘은 오형윤 대표, 박부배 CTO 등이 주요 저자다.
Q. 지난해에는 청색 OLED를 2024년 스마트폰에 우선 양산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현재 양산을 노리는 응용처와 시기 궁금하다.
A. 지난해까진 청색 OLED 소재에 대한 개념 증명과, 소자 평가가 완료됐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었다. 신개념 소재를 신제품에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로오딘 소재는 2024년 상반기까지 특허와 논문을 통한 증명을 완료할 예정이다. 2025년과 2026년 모바일 양산품 적용이 목표다. S사 스마트폰 S시리즈 프리미엄 모델에 청색 OLED 소자 적용을 목표로 공동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얼마인가. 이번이 마지막 투자 유치인가?
A. 2024년 1분기까지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95억원이다. IBK와 KDB, 포스코기술투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스마일게이트, 타임웍스 등에서 투자에 참여했다. 최근 진행 중인 투자는 시리즈 C-1로 총 30억원 유치가 목표다. 2024년 5월 아기유니콘에 선정됐고, 보증금액 18억원, RCP 3억원 등 총 21억원을 확보했다. 로오딘은 이번 투자를 마지막으로 기술상장을 위한 매출 확보를 진행 중이다.
Q. 상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2025년 3월을 최종 목표로 기술 개발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12월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목표로 필요한 서류를 준비 중이다. 한국 OLED 기술 초격차 달성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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