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E 플랫폼에 적용, 中CATL도 합류
삼성SDI가 아우디 차세대 전기차(EV) 플랫폼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그동안 아우디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용 배터리만 공급했다. 순수 전기차는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바겐그룹 전체로 보면 e-골프 다음으로 두 번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아우디-포르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용 배터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향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CATL과 함께 맡는다.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적용된다. 아우디는 중국향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BYD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아우디는 현재 첫 양산 전기차 ‘e-트론’을 벨기에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그러나 LG화학에서 배터리 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량을 5만5830대에서 4만5242대로 줄이기로 한 상태다. 현재 공장 가동은 하루에 8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CATL을 유럽향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선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헝가리, CATL은 독일에 각각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는 2016년 포르쉐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양산차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포르쉐는 마칸 EV(중형 SUV)에 삼성SDI 배터리 탑재를 고민해 왔다. 마칸 EV는 아우디와 마찬가지로 PPE를 사용한 전기차다. 포르쉐는 2008년 폭스바겐그룹에 편입된 이후 일부 프리미엄 승용차와 SUV 플랫폼을 아우디와 공유한다. 아우디 A7, Q5/7 SUV 등이 대표적이다. 포르쉐 신형 전기차에 배터리가 공급되면 아우디도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각형뿐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에서도 삼성SDI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 재규어랜드로버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자동차와 충칭진캉자동차에도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추진 중이다.
한편 아우디가 삼성SDI를 선택하면서 e-트론 배터리를 담당하던 LG화학은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삼성SDI, CATL, BYD는 모두 각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사용하는 업체다. LG화학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쓴다. 포르쉐나 폭스바겐 전략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아우디는 신형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사용하겠다고 봐야 한다. 포르쉐는 타이칸(스포츠카), 폭스바겐은 전기차 플랫폼(MEB: Modular Electric Drive)에 각각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차치하고서라도 중국 배터리 업체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가 공급부족이지만 수익성 확보와는 다른 문제여서 배터리 업체마다 양과 질적 성장을 두고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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