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6‧플립6의 예상 판매량이 68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월 초 언팩 행사 후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지만, 증권가는 판매량 전망을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의 판매량 전망은 도미노처럼 필름 납품 업체에 영향을 주며, 필름 공급 업체인 세경하이테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대폭 조정됐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6‧플립6 전 세계 판매량은 메리츠증권은 680만대, NH투자증권은 880만대로 잡았다. 하나증권이 분석한 갤럭시Z폴드5‧플립5 판매량은 870만대(플립 540만대, 폴드 330만대)였는데, 신제품은 이보다 같거나 적게 팔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 전후 증권가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800만대, NH투자증권은 1040만대로 예상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NX사업부장(사장)은 언팩 행사가 열린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작보다 10% 정도 더 많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4일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인도 등 세계 주요국으로 갤럭시폴더블6의 판매처를 늘렸다. 8월까지 영업망을 갖춘 모든 국가에서 신제품을 판매한다. 노태문 사장의 언급처럼 삼성전자 내부에서 잡은 단말기 판매량 목표는 1000만대 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표한 분석 자료를 보면, 갤럭시Z폴드6‧플립6에 대한 소비 수요 영향으로 680만대 수준이다. NH투자증권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단말기 판매량 예상 규모는 1040만대에서 88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예상치와 비교하면 120만~300만대 정도의 갭이 있다.
갤럭시Z폴드6‧플립6 제품 중 어떤 모델이 가장 많이 팔릴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갤럭시Z플립6 512GB 제품(164만3000원)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 예상과 메리츠증권 판매량 전망에 따른 매출 갭은 단순 계산으로 1조9716억~5조9000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2024년 1분기 매출이 4조4746억원인 것을 보면 천문학적 규모다.
갤럭시폴더블6 가격, 전작보다 최대 22만원 비싸
갤럭시Z폴드6‧플립6의 판매량을 하향 조정한 요인으로는 인상된 가격과 카메라 보호 렌즈 관련 논란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갤럭시Z폴드6‧플립6 가격은 한국과 다른 부분이 있겠지만 한국 가격을 기준으로 전작과 비교해 보면, 갤럭시Z폴드6‧플립6는 적게는 8만5800원에서 많게는 24만4200원 비싸다. 글로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고 신기술이 포함됐다고는 하지만, 가격대가 상당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통3사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 출고가격을 살펴보면, 전작인 갤럭시Z폴드5의 출고가는 저장공간 용량에 따라 256GB 209만7000원, 512GB 221만8700원, 1TB 246만700원이다. 갤럭시Z플립5는 256GB는 139만9200원, 512GB 152만200원이었다. 신제품 가격을 보면, 갤럭시Z폴드6 256GB는 222만9700원, 512GB 238만8100원, 1TB 270만4900원이며, 갤럭시Z플립6는 256GB 148만5000원, 512GB 164만3400원이다.
이통3사나 제조사가 제품 가격 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는 공시지원금(휴대폰 구매자에게 이통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이나 전환지원금(타 이동통신사 가입자가 번호이동으로 다른 이통사에 가입할 때 지급하는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면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현재는 짠물 수준이다.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 곳은 없고, 공시지원금은 6만6000~24만5000원이다.
갤럭시Z폴드6‧플립6의 국내 예약판매량은 91만대지만, 아직 판매 초반이다. 마케팅 전략에 따라 판매량이 변화할 수 있고, 올림픽 특수 등 기대할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가 많다. 삼성전자 예상처럼 1000만대 고지를 찍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카메라 렌즈를 보호하는 외부 유리를 양면테이프로 붙여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소수 의견도 나온다. 대규모로 확산된 내용은 아니지만,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불량 이슈로 인해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지속된다"고 말했고, 이규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출시된 폴더블폰이 전작과 비교해 변화가 없고 품질 논란이 발생해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의 판매량 변화는 부품 업체에도 영향을 준다. 상대적으로 거래선이 많지 않은 필름 업계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세경하이테크를 들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세경하이테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대비 24% 하향 조정했다.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어진 영향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필름은 일반 바타입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접고 펴는 과정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주름 이슈를 피해갈 수 있어야 한다.
세경하이테크의 주요 거래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의 오포 등이 있다. 최근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세경하이테크의 필름이 납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6 스마트폰에 장착할 만큼의 기술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경하이테크가 올해 선보인 폴더블용 보호필름(CFW)은 주름 개선을 위해 디스플레이 고객사가 지정한 새로운 소재가 적용된 결과 MDD 공법의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아졌지만, 고객사 기대에 충족하는 제품 구현에 성공했다"며 "수요 부진은 아쉽지만,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을 통해 기술적 경쟁력을 재입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고객사의 물량 둔화 개연성을 고려해 세경하이테크의 올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9.6%, 28.4%씩 내렸다.
이규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경하이테크의 순이익은 파생상품의 대규모 평가손실 영향으로 올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폴더블 디바이스가 이르면 2026년부터 북미 고객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