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플랫폼의 '위믹스 파이'를 외부 업체에 넘겨
국내업체 온체인랩스로 일부 서비스 이관
모호한 결정에 관계자들 "이해하기 힘들다"
적극적인 소통과 정보 공개 강화해야
위메이드의 행보가 논란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파이'의 일부 서비스를 국내 업체 온체인랩스로 이관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위믹스 데이를 개최하며 새로운 위믹스와 신규 '위믹스 페이' 등을 공개한 모습과 대조된다. 위믹스 플랫폼의 비전을 제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부 회사로 서비스를 옮기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모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성과가 낮은 분야를 '이관'으로 또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4일 위메이드는 '위믹스 파이'를 '위믹스 스테이크'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위믹스 파이'는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디파이'를 의미한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디파이는 일종의 금융 상품이다. 비유하면 은행권에서 시행하는 적금 등과 유사한 성질을 지닌다. 가상자산(코인)은 현금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예치와 투자 등 파생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이용자는 자신의 가상자산을 디파이 서비스에 옮긴 후 이자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디파이 서비스는 단일 프로젝트이다. 위메이드처럼 플랫폼을 구축해 디파이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가 드문 건 아니나, 디파이 자체도 볼륨이 큰 사업이다. 디파이만 진행하는 블록체인 업체가 대다수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자가 디파이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이유가 있다. 투자자들이 해당 블록체인의 코인을 예치하면 그만큼 시중의 유통량이 축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위메이드의 위믹스파이는 코인 위믹스의 유통량을 줄일 수 있는 방편 가운데 하나다. 디파이에 따른 이자 발생 부담이 있으나 투자자들에게 사업 이익을 돌려주는 방법으로도 활용된다.
위메이드가 공개한 위믹스 개편 내용은 ▲원더 스테이킹을 위믹스 스테이크로 개편 ▲WEMIX-WEMIX$ 전체 예치 풀은 위믹스 플레이로 이전 ▲위믹스파이의 전체 예치 풀 서비스 종료 ▲oUSDC·mUSDC를 담보로 하는 WEMIX$의 추가 발행 중단 ▲신규 MLP(Master Liquidity Pool) 구축 등 총 5가지다.
신생업체 온체인랩스로 이관되는 서비스는 ▲스왑 기능 ▲리퀴드 스테이킹 ▲Lend & Borrow(대출) 등이다. 오는 8월 23일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기존 위믹스 파이에서 종료되는 부문은 ▲디오스 스테이킹 ▲dApp 정보 통합 페이지 종료 등이다.
내용을 풀이하면 위메이드가 감당할 사업 분야를 간소화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정책이다. USDC는 미국 서클에서 발행된 코인으로 달러와 일대일 페깅된다. 현금 1달러가 곧 1USDC다. 위메이드는 그동안 USDC를 담보로 WEMIX$를 발행해 왔다. WEMIX$의 신뢰를 위한 정책이다. 현금을 담보로 코인을 발행한 것과 동일하다. 개편 내용에서는 앞으로 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온체인랩스가 짊어지는 부문은 리스크가 높다. 스왑은 여러 토큰들 사이의 교환을 말한다. 하위 토큰들은 항시 부실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스왑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리퀴드 스테이킹(예치)은 자유로운 예치를 말한다. 적금처럼 장기간 묶이는 게 아니다. 이용자는 일반 스테이킹 보다 자유로운 예치와 해제가 가능하나 서비스 업체는 부실 위험이 증가한다. 투자자가 높은 이자만 받고 빠르게 해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대출 상품까지 이관 항목에 포함됐다.
블록체인 관계자들은 위메이드가 위믹스 사업은 전반적으로 재편하는 방향성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박관호 의장이 대표로 취임한 후 위믹스 플랫폼 내의 십여 개 서비스가 문을 닫고 있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다. 더불어 디파이 서비스 역시 종료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해당 파트가 위믹스 전체 생태계에서 필수는 아니다. 온체인랩스로 일부 항목을 옮기면서 문제의 원천을 외부로 돌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바람직한 모양새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위믹스 플랫폼의 (사업) 영역이 면밀한 검토없이 뻗어 나간 것은 맞다"며 "새로운 정책과 전략에 따라 가지치기를 하려면 확실히 해야 하는데 마치 외주 계약처럼 여지를 남겼다"고 말하며 "위메이드가 외부 업체로 이관한다고 의무와 책임에서 완전히 면제될 수 없으므로 향후 위메이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투자자와의 소통이 거의 없어 여러 오해와 불신이 시장에 쌓이고 있다"며 "신뢰 회복을 위한 정보 공개와 명확한 태도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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