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후순위로 인수전 참여
매그나칩반도체가 파운드리 사업과 충북 청주 소재 공장을 매각하고 디스플레이와 전력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한다.
31일 매그나칩반도체는 국내 사모펀드운용사(PEF)인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 공장(팹4)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4억3500만달러. 매각 가치 약 3억4470만달러에 고용 승계 직원들의 퇴직 충당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파운드리 사업부 및 청주 공장에서 근무하는 약 1500명 임직원은 SPC가 고용을 승계한다.
알케미스트와 크레디언이 공동 운용사(GP)로서 프로젝트 펀드인 매그너스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설립하고 특수목적회사(SPC) 및 운영회사를 통해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 공장(Fab4)을 인수하는 그림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SK하이닉스가 프로젝트 펀드 출자자로 참여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최다 출자자(50%+1주)로 이름을 올린다. 이번 딜의 재무 자문은 JP모건이, 법률자문은 폴 와이즈(Paul Weiss)가 제공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전 전면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라는 사업 연관성, 매그나칩 청주 공장과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향후 인수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그나칩반도체 청주 공장은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과 붙어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0mm 파운드리 시장의 수요는 지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영자원 분산 없이 성장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우시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 중이다.
김영준 매그나칩 대표는 "매그나칩 이사회와 경영진은 회사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규모 경제 실현이 가능한 곳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매그나칩의 디스플레이와 전력반도체 솔루션 사업 매출은 약 5억달러 규모지만, 향후 디스플레이와 전력반도체 사업 육성 및 구미공장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그나칩, 디스플레이와 전력반도체에 집중
매그나칩 사업 부문은 파운드리, 디스플레이, 전력반도체로 나눠져 있다. 이번 딜은 디스플레이와 전력반도체 사업은 두고 파운드리와 관련 청주 공장을 매각하는 것이다.
2014년만 해도 매그나칩 전체 사업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했던 비중은 절반 가량으로 높았다. 2015년부터 사업 구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매출 비중은 39%로 떨어진 반면,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39%, 전력반도체가 22% 비중으로 올라왔다. 매그나칩 디스플레이 솔루션 사업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드라이버IC(DDI) 사업과 전력반도체 솔루션 사업 매출은 최근 4년간 각각 260%, 111%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매그나칩은 일찌감치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과 협력해 OLED DDI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를 제외하면 OLED DDI 시장에서 매그나칩의 점유율은 세계 1위다. 매그나칩은 국내 대기업 외 큰 규모의 스마트폰 패널 제조사에도 OLED DDI를 공급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 중국 화웨이 등 세계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액정디스플레이(LCD) 대신 OLED를 디스플레이 채용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좋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향후 4년간 연평균 14% 성장이 전망된다.
매그나칩은 스마트폰 배터리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배터리 FET(Field Effect Transistor)과 소비자 가전, 통신, 산업용 제품 등에 쓰이는 수퍼정션(Super-Junction) 모스펫(MOSFET), 절연게이트양극형트랜지스터(IGBT), 파워IC 등의 전력반도체 사업도 갖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시장은 사물인터넷, 전기자동차를 포함, 신규 애플리케이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용 IGBT 칩 시장은 향후 4년간 연평균 18% 성장이 예상된다.
회사는 구미 소재 200mm 공장(팹3)은 전력 제품 및 비(非) OLED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을 위해 지속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미 공장 월간 웨이퍼 생산 능력은 약 3만장에서 향후 5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전력 솔루션 제품군을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파운드리와 제품 사업은 연구개발(R&D)과 영업마케팅 조직을 별도로 운영해야 하므로 두 사업간 시너지가 높지 않았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디스플레이와 전력반도체 사업에 매진하고, 지속적인 사업 육성 및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지속 성장 기반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OLED 디스플레이 제품과 전력반도체 제품은 팹리스로 운영하고, 전력 디스크리트(Discrete) 제품은 구미 공장에서 생산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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