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공정에 기반을 둔 고성능 마이크로폰 개발에 성공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 내 고성능의 잣대인 신호대잡음비(SNR:Signal to Noise Ratio)가 65dB인 제품을 개발 완료했다. 프리미엄을 원하는 신규 MEMS 마이크로폰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민현 DB하이텍 연구원은 2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MEMS & 센서포럼'에 연사로 나와 "SNR 65dB를 달성한 101x0.9㎟ 면적의 MEMS 마이크로폰(공정)을 개발 완료했다"고 밝혔다. DB하이텍은 2016년 MEMS 마이크로폰 공정 개발을 시작했다. 2017년 SNR이 56dB 1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2018년 2세대 58dB, 3세대 63dB 제품에 이어 올해 4세대인 65dB 제품 공정을 개발 완료했다. 정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에는 SNR이 70dB인 5세대 제품을 개발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NR은 신호 대비 잡음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잡음이 적게 들어간다. 먼 거리에서도 사용자 목소리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포함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SNR이 65dB 이상인 MEMS 마이크로폰이 여러 개 탑재된다. 업계에서도 MEMS 마이크로폰은 SNR이 65dB 이상인 제품은 프리미엄, 그 미만은 저가형으로 분류한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는 올해 SNR이 65dB 이상인 제품이 13억2600만개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의 19% 비중이다. 이 비중은 2022년 25.2%로 늘어날 것이라고 욜은 전망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DB하이텍은 MEMS 마이크로폰 다이와 ROIC(Read-Out Integrated Circuit) 및 패키지 기술을 엮는 경쟁력이 높다"면서 "제조의 85%는 기존 200mm CMOS 팹 공정으로, 나머지 15%는 MEMS를 위한 특수 장비를 활용하므로 가격 경쟁력과 수율도 높다"고 강조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중국권 등 업체와 MEMS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고 양산 공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객사 유치를 위해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MEMS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로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 집적하는 기술이다. MEMS 공정으로 생산되는 부품은 잉크젯 프린터 헤드, 카메라 자동초점 액츄에이터, 오실레이터, 각종 센서 등이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자이로(방향 및 기울기 측정), 가속, 압력, 나침반 센서 등도 MEMS 공정으로 생산된다. 마이크로폰은 MEMS 공정으로 생산되는 품목 가운데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7년 MEMS 마이크로폰 시장 규모는 1조2000억원(11억달러) 수준이다. 2021년에는 시장 규모가 15억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IHS마킷은 전망하고 있다.
MEMS 마이크로폰은 전통적인 전자콘덴서마이크(ECM) 대비 크기 및 전력 소모량이 낮다. 반면에 SNR은 높다. 스마트폰, 태블릿, 이어마이크 등 모바일 기기와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 채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