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앞둔 반도체 장비업계 실적 개선
디스플레이는 부진...국내 패널업체 투자 위축
1분기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분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디스플레이 분야는 부진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장비 업체 실적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올해 반도체 시장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을 앞두고 반도체 업체가 공격적으로 시설투자에 나서면서 장비업체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세메스의 1분기 매출은 87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3% 뛰었다.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같은 기간 40.5%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2라인(P2)에 장비 반입을 본격화하면서 세메스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1분기 매출에서 반도체 웨이퍼 이송시스템(OHT) 비중은 60%다.
에스에프에이는 매출 3556억원, 영업이익 423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 1.6% 감소했다. 회사 1분기 실적에서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나머지 장비 사업 비중은 65.1%를 차지했다. 회사 매출에서 비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이 절반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1.6%에 그친 것도 디스플레이 외 나머지 장비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원익IPS는 매출 2545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9.9%, 68.1% 뛰었다. 그동안 메모리 관련 장비를 주로 공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파운드리 장비를 공급했다. 유진테크는 매출 1007억원, 영업이익 30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0.5%다. 회사가 SK하이닉스 M16 D램 팹에 납품하는 싱글 저압화학 증강장치(LPCVD)가 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매출이 75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두 배로 뛰었다.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차세대 D램 생산용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SK하이닉스에서 단독 수주했다.
한미반도체는 매출 7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성장했다. 영업이익(193억원)은 160% 뛰었다. 1분기 공시한 수주는 22건이다. SK하이닉스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ASE, 화천과기, NXP, 난야, SPIL 등과 870억원 장비 공급을 체결했다.
와이아이케이는 매출 675억원, 영업이익 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99.7%, 177.1% 급증했다. 와이아이케이는 반도체 수율 향상에 필요한 EDS(Electrical Die Sorting) 테스트 공정 검사장비 메모리 웨이퍼 테스터를 납품한다. 지난해 8월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공급계약이 늘고 있다. 1분기에만 삼성전자와 1553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반도체 장비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투자 기대로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투자분 일부를 올해 하반기에 집행한다고 밝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팹 장비 투자가 전년비 15.5% 성장한 700억달러(약 79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는 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 업체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 등으로 대규모 신규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6세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늘리고 있는 BOE와 티엔마 등 중국 패널 업체의 투자가 장비업체 실적 감소폭을 완화했다.
실적을 개선한 업체는 일부에 불과하다. AP시스템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9%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53.2% 뛰었다. BOE의 B12에 납품한 레이저 어닐링(ELA) 장비 등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우디에스피는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중국 패널 업체에 납품하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매출이 실적에 반영됐다. 지난해 1분기 장비 설치 매출 인식기준이 바뀌면서 나타난 기저효과도 있었다.
케이씨텍은 매출이 21.1% 뛰었지만 반도체 장비 매출이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 감소분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하다.
탑엔지니어링은 연결 자회사인 파워로직스의 61억원 영업손실로 1분기 영업손익이 96억원 적자였다. 동아엘텍은 매출 539억원,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의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동아엘텍은 23억원 적자에 대해 코로나19로 사업환경이 바뀌어 비용과 원가가 일시 상승했다고 밝혔다.
참엔지니어링은 1분기 적자폭을 전년 동기보다 줄였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HB테크놀러지와 톱텍, 필옵틱스 등이 적자전환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는 중국 패널 업체와 맺은 공급계약이 앞으로 실적에 순차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국내 패널 업체의 대규모 신규 투자 시점은 빨라도 올해 하반기로 예상한다. 하반기 국내 패널 업체가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하면 4분기부터 장비업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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