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배터리 업체 ACC(Automotive Cell Company) 경영진이 한국 협력사 확대에 나선다. 이번 주 방한한 장 밥티스트 페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필립 비앙장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국내 배터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와 개별적으로 만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ACC는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 산하 사프트가 합작해 만든 배터리 기업이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3대 주주로 합류했다. 현재 프랑스 남부 보르도 지방의 네르삭(Nersac)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방한 기간 한국 협력사를 추가로 확보해 전기차(EV) 배터리 증설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CC 경영진이 만난 국내 배터리 업체는 대략 10여곳으로 파악됐다. 기존 협력사인 티에스아이, 피엔티 외에 씨아이에스, 윤성에프앤씨, 디에이테크놀로지, 엠플러스, 유진테크놀로지, 대보마그네틱, 엠오티, 엔에스 등이 포함됐다. 전해질 업체인 동화일렉트로라이트와 드라이 룸 설비 사업을 진행하는 신성엔지니어링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로 ACC 경영진과 한시간 내외 미팅을 했다"며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배터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안정적인 장비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배터리 셀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까지 자체 배터리 생산에 나서면서 장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 업체들은 여력이 없다. 일본도 파나소닉 대응에 한창이다. 중국은 신뢰를 주기 어렵다. 한국이 유일하게 배터리 소부장 대응이 가능하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노스볼트, 리비안, 모로우 등 해외 신행 배터리 업체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ACC가 얼마나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대량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국내 협력사들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한 관계자는 "노스볼트가 중국 선도지능이 만든 장비를 쓰다가 국내 업체로 대체에 나선 것도 수율과 양산 안정화를 위해서였다"며 "ACC도 미국 리비안처럼 한국 협력사 위주로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CC는 2030년까지 프랑스와 독일에 50억 유로(약 6조7500억원)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더 짓는다. 이곳에서만 24기가와트시(GWh) 규모다. ACC가 계획한 전체 배터리 생산 규모는 64GWh에 달한다.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60만대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