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장비 업체 선도지능(Lead)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 출신 권태준 신임 한국지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권 신임 한국지사장은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선도지능 한국지사는 8월부터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선도지능은 한국 배터리 셀 업체 공략을 위해 2018년부터 한국인 지사장을 중용해왔다. 피앤이솔루션(현 원익피앤이), 삼성SDI 출신을 연이어 선임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도지능은 중국 최대 배터리 장비사다. CATL에 대규모로 장비를 공급하며 덩치를 키웠다. 해외 배터리 업체도 여러군데 공략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웨덴 노스볼트다. 한국에선 SK온이 가장 적극적으로 선도지능 장비를 사용했다. 지난 2019년 충남 서산 공장에 스태킹(Stacking) 공정용 장비를 공급하며 첫 거래를 텄다.
스태킹 장비는 조립 공정 내에서 배터리 양극과 음극 탭(Tab)을 만드는 노칭(Notching) 다음에 위치한다. 양극, 음극, 분리막을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다. 배터리 조립공정의 핵심으로 꼽힌다.
SK온은 중국 창저우 공장에 마련한 파일럿 라인을 선도지능 장비로 채우기도 했다. 배터리 재료를 섞는 믹싱부터 활성화(포매이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에 걸쳐 선도지능 장비가 쓰였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를 의식해 현지 업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CATL, 노스볼트 등에 장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주 실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업계에선 선도지능이 물류 자동화 장비로 국내 배터리 업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분야는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보다 선도지능이 더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극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양‧음극 배터리 소재인 릴(Reel)을 조립공정 첫 번째 단계인 노칭 장비로 이동시키는 자율주행 무인운반차(AGV)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상황과도 적합하다. 특히 선도지능은 노스볼트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하며 독일 지멘스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를 사용했다. 지멘스는 LG에너지솔루션 스마타 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PLC는 장비 내 모터를 활용하는 모션제어 장치다. 배터리 장비 업계에선 미쓰비시일렉트릭, 지멘스, 오므론, 로크웰오토메이션 등이 경쟁 중이다. 유럽 배터리 업체들은 주로 지멘스 PLC를 쓴다.
업계 관계자는 "조립공정 장비는 중국 다른 배터리 장비 업체인 잉허커지가 LG에너지솔루션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거래가 있었던 SK온이나 경쟁력이 높은 물류 자동화 장비 등으로 (선도지능이) 국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