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이미 100%, 내년 라인 증설
삼성SDI가 미국 미시건의 전기차 배터리 팩 생산 라인 증설을 준비 중이다. 수백억원 수준의 시설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가 본격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는 2025년 이전까지 현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물량 대부분을 미시건 공장이 담당할 전망이다.
미시건 공장은 지난 2015년 전장부품 업체인 마그나슈타이어의 공장을 인수한 게 원류다. 디트로이트에서 1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오버힐스시에 있다. 2018년 6270만달러(당시 환율로 700억원대)를 투자해 배터리 팩 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미시건 공장에 전기차 배터리 팩 2라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초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1라인 투자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시 1라인은 공장 리모델링과 설비 마련 등으로 초기 투자액이 다소 많았다. 2라인의 경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덕분에 장비 구매와 초기 안정화 비용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시건 공장의 배터리 팩 라인 가동률은 지난해부터 이미 100%에 달했다. 더 이상 여력이 없다. 이는 스텔란티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인 지프(Jeep)가 특히 그렇다. 랭글러 4xe, 그랜드체로키 4xe는 없어서 못 산다. 특히 지프 랭글러 4xe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가운데 판매량 3위(2만7800대)에 올랐다. 1위는 테슬라 모델Y(16만1257대), 2위는 모델3(12만1610대)였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단위로 묶어 사용한다. 삼성SDI 미시건 공장은 헝가리 괴드 공장에서 만든 모듈을 가지고 온 다음 팩으로 만드는 공정을 담당한다. 물류, 이송용 로봇, 접착을 위한 디스펜서, 냉각 부품과 고전압 전송을 위한 버스바(Bus Bar),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의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체적으로 모듈을 투입하면 팩으로 만들기 위한 하우징 준비를 한다. 냉각수가 흐르는 쿨링 파이프와 각종 하우징용 어셈블리를 조립한다. 배터리 내부가 부풀어 오르는 것과 외부 충격을 막아주는 갭 필러(Gap Filler)를 바르고 모듈과 모듈을 연결하는 버스바와 BMS를 연결하는 과정을 거친다. 누설과 단선 테스트 등을 거치면 배터리 팩으로 완성된다.
미시건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미시건 공장의 배터리 팩 생산량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삼성SDI는 오스트리아와 미시건에 각각 배터리 팩 공장을 운용 중이다.
한편,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배터리 합작사는 2025년까지 미국에 23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마련한다. 최대 40GWh 규모까지 확대될 수 있다. 미국에 배터리 공장이 마련되면 국내 울산과 헝가리, 중국 시안을 합쳐 4곳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