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로의 Hf 프리커서 평가작업 진행 중
메카로, 평가 통과하면 SK트리켐과 공동 공급
SK하이닉스가 관계사 SK트리켐에서 100% 공급받고 있는 하프늄(Hf) 기반 하이-K(고유전율) 프리커서(Precursor) 조달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국내 코스닥 상장사 메카로의 Hf 프리커서를 첨단 D램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위해 지난 하반기부터 평가 작업에 돌입했다.
평가는 여러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메카로의 Hf 프리커서에 대한 신규 재료평가는 적게는 2~3개월, 길게는 5~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양산 평가까지 마치고 결과가 잘 나온다면 공급이 이뤄지고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현재 평가 중간단계인데 SK트리켐 제품 대비 성능이 잘 나온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리커서는 전구체(前驅體)라고도 불린다.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을 전구체 혹은 프리커서라고 업계에선 부른다. D램용 하이K 프리커서는 D램 핵심 요소인 커패시터 위에 원자층 단위로 얇게 증착된다. D램은 커패시터에 전하 저장 유무로 0과 1을 판별한다. 선폭이 좁아질수록 커패시터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율이 높은 하이-K 물질을 증착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기존 1x, 1y 등 10나노 후반대 공정의 D램에는 지르코늄(Zr)계 하이-K 물질을 써 왔으나 공정 미세화가 이뤄지면서 재료 물질을 Hf로 바꿨다. Hf계 프리커서는 SK머티리얼즈와 일본 트리노케미칼의 합작사인 SK트리켐이 그간 독점으로 공급해왔다. 이 공정 명칭인 HAC는 일본 트리노케미칼이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특허다.
메카로는 이 특허를 우회해 MAP Hf라는 내부 명칭으로 회피 특허를 냈다. 일본 특허, 더 넓게는 SK트리켐 특허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가 요구하는 물질 특성을 맞췄다는 것이 이 사안을 잘 아는 전문가의 설명이다. MAP는 'Mecaro advanced Precursor'의 줄임말이다.
SK하이닉스는 SK트리켐이 관계사이긴 하나 단독 공급사라는 점에 부담을 느껴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하 요구 등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메카로가 제2 공급사 지위를 획득한다면 가격 협상력에서 SK하이닉스가 다시금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과거 Zr계 프리커서를 활용할 당시 메카로는 단독으로 재료를 공급했던 적이 있었다. 다만 유피케미칼 등 경쟁사가 끼어들면서 공급 물량이 점점 줄었고, 공정 물질이 Hf로 바뀌면서 전자재료 사업 매출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메카로가 제2 공급사 지위를 얻기 전에 SK트리켐이 전향적으로 물질 공급가격을 현저히 낮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이 경우 메카로의 공급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거나 그보다 더 안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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