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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인사이드] 레이저쎌의 미래는 크루셜텍인가
[딜 인사이드] 레이저쎌의 미래는 크루셜텍인가
  • 이종준 레드일렉 심사역
  • 승인 2022.06.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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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딜 인사이드(Deal Inside)'는 디일렉의 투자 자회사 레드일렉이 소개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전자부품 분야 기업들의 투자 관련 심층 리포트입니다. 딜 인사이드의 '인'은 사람 인(人)을 뜻합니다.  IPO(기업공개), M&A(인수·합병) 등 딜(deal)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로 일주일에 한번씩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레이저쎌에는 크루셜텍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상장을 눈 앞에 둔 레이저쎌을 두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크루셜텍의 그림자라니...가혹한 말인가도 싶다. 그러나 레이저쎌과 크루셜텍의 최대주주가 동일인이며 레이저쎌의 주요 경영진이 크루셜텍 출신이라면? 그래도 너무한 얘기일까. 레이저쎌은 2019년 크루셜머신즈에서 사명을 바꾼 회사다. 최대 주주는 크루셜텍 안건준 대표다. 안 대표는 설립연도인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레이저쎌(크루셜머신즈) 대표였다. 현재는 크루셜텍의 임원 출신(최재준)이 레이저쎌 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레이저쎌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크루셜텍에 10년 동안 근무하다 작년에 합류했다. 레이저쎌은 기술특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회사 설립 이후 7년만이다. 한국거래소는 당장 재무현황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기술력을 갖춰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고 있다.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기술력은 갖춘 셈이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인 이크레더블과 나이스디내비 모두에서 A등급을 받았다. AAA(최고 등급)와 AA 다음 등급이다. 미래 환금 가치가 높은 기술의 사장(死藏)은 막아야 한다. 그게 더 이익인 까닭이다. 누구라도 동의할 합리적 판단일 것이다.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혁신기술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기술특례 상장의 취지다.

레이저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게 미래지만, 예측은 가능하다. 더구나 레이저쎌의 주주라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상장 전 레이저쎌의 지분율은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23.22%, 한국산업은행 9.92%, LB유망벤처산업펀드 8.16%,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6.05% 순이다. 최대주주인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의 지분율은 상장 후 18.68%까지 희석될 예정이다. 2017년 8월 레이저쎌은 첫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투자유치금액은 40억원이었다. 이때 주요 투자자로 한국산업은행, 서울투자창조경제혁신펀드, 인터벨류 투자조합 등이 참여했다. 당시 주당 인수단가는 5670원이었다. RCPS는 여러 옵션을 가진 종류주식이다. 해당 RCPS는 작년에 RCPS 1주당 보통주 1.8주 비율로 전환됐다. 주당 인수단가가 5670원에서 3140원으로 낮아졌다. 2017년 평가받았던 기업가치에서 45% 깎인 셈이다. 레이저쎌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희망 공모단가를 주당 1만2000원에서 1만4000원 사이로 잡았다. 코스닥 상장 전인 프리IPO(preIPO) 투자 단가보다 낮아졌다. 어쨌든, 2017년 첫 RCPS 발행 당시와 비교해 5년 동안 기업가치는 2배 정도로 커졌다. 

기업가치의 등락을 지켜본 주주들은 상장후 어떤 선택을 할까.

최대주주 측 지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주주는 재무적투자자(FI)다. 재무적투자자의 최종 목표는 자금 회수를 통한 투자이익의 실현이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주식 보유 기간을 선택할 뿐이다.
레이저쎌의 상장후 유통가능 주식 비율은 44.19%다. 상장 공모주식 18.99%와 기존 주주의 지분 25.2%를 합한 값이다. 따라서, 기존 주주는 보유한 주식 가운데 지분율 25.2%에 해당하는 212만여주를 코스닥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희망 공모가로 계산시 대략 250억원에서 320억원 사이의 금액이다. 상장 한달 뒤에는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 32.12%가 추가로 시장에 유통된다. 유통가능 주식물량이 76.31%로 급증한다. 최대 주주 측 지분의 합산분 20.79%(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지분 18.68% 포함)를 제외한 물량 대부분이 한달 안에 시장에 나오게 된다. 레이저쎌을 둘러싼 돈의 흐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쎌의 미래 가치에 대한 판단에 따라 누군가는 주식을 살 것이며 누군가는 주식을 팔 것이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기업의 성장 발판이 마련된다.

발판에 올라선 레이저쎌은 도약을 할 수 있을까?

레이저쎌은 면(面)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패키지 장비 시장 속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반도체 칩(die)이 새겨진 웨이퍼 위에 면 레이저(200mm x 200mm, 8인치(200mm) 웨이퍼 대응)를 조사해, 반도체 칩(die)과 기판 사이의 접합공(solder ball)을 단시간내 반도체 손상없이 녹여, 동시에 접합을 끝낸다는 발상이다. 아직까지 레이저쎌이 반도체 패키지 장비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작년 매출의 반 이상이 미니 LED 칩 리워크(rework) 장비에서 발생했다. 액정디스플레이(LCD) 백라이트유닛(BLU)에 들어가는 미니 LED 칩 가운데 불량이 난 LED 칩의 접합부위를 레이저로 녹여 떼어내는 장비(rLSR)다. 반도체 관련 장비 중에서는 프로브(probe) 카드 접합(본딩)용 레이저 장비(pLSR)의 매출이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됐다. 작년 연간 17억원, 올해 1분기 17억원을 기록했다. 프로브 카드는 반도체 테스트 공정에서 웨이퍼와 접촉시켜 전기적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부품이다. 레이저쎌의 pLSR 장비는 국내 프로브카드 제조회사인 TSE에 주로 납품됐다. 레이저쎌이 반도체 패키지 장비 회사라고 정체성을 내세우려면, 종합반도체회사(IDM)나 반도체 패키지 전문 회사(OSAT)에 해당 장비를 양껏 납품해야 한다. 또한 일회성이 아니라 기존 장비를 대체하는 매출이 연속해서 발생해야 한다. 레이저쎌은 올해 256억원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흑자전환도 노리고 있다. 추정 영업이익은 42억원이다. 회사가 올해에도 매출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하는 장비는 미니LED 리워크장비(rLSR)다. 레이저쎌은 이차전지 접합(welding) 장비로도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레이저쎌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증가세다. 28억원(2019년), 39억원(2020년), 97억원(2021년)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난 적은 없다. 37억원(2019년), 19억원(2020년), 8억원(2021년)으로 적자다. 순손실액도 매년 커졌다. 43억원(2019년), 77억원(2020년), 81억원(2021년)이다.

올해부터는 확 달라진다는 게 레이저쎌의 전망이다.

그러나 레이저쎌의 자체 전망에서조차 반도체 패키지 장비 시장에서의 활약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 크루셜텍의 그림자 얘기로 레이저쎌에 관한 얘기를 마치고자 한다. 2017년 2월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했다. 크루셜텍머신즈(레이저쎌)는 같은해 8월 한국산업은행, 서울투자창조경제혁신펀드, 인터벨류 투자조합 등을 대상으로 첫 RCPS를 발행했다. 2017년은 크루셜텍의 연속 영업적자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안 대표는 2019년 벤처기업협회장을 연임하며 2021년초까지 벤처기업협회장 자리를 유지했다. 그동안 크루셜텍은 5년 연속 영업적자(2017년-2021년)를 기록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요건을 갖추게 됐다. 올해 3월부터 거래정지 상태다. 현재 최대주주인 안건준 대표의 크루셜텍 지분율은 불과 8%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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