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중국 야커커지(雅克科技, Yoke)
SK하이닉스 청년 하이파이브(Hy-Five)
SK하이닉스의 취업지원 프로그램 ‘청년 하이파이브 7기’의 최종합격자가 이달말 발표된다.
합격자는 SK하이닉스로부터 4주간의 직무교육을 받고, SK하이닉스에서 보증한 우수 협력회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거친후 정규직 전환 단계까지 가게된다. SK하이닉스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유피케미칼(UPChem)은 청년 하이파이브 7기에 소개된 SK하이닉스의 우수 협력사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청년 하이파이브 7기 합격자가 유피케미칼에서 일을 할 수도 있다.
유피케미칼은 중국 회사 소유다. 관련 딜이 2016년에 이뤄졌으니 이 또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소리일 것이다. 유피케미칼은 청년 하이파이브 7기 모집 부문에서 중국 파견이 가능한 자를 우대하고 있다.
중국 회사가 유피케미칼을 인수한지 5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유피케미칼 관련 딜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다 아는 내용이라도 시간이 흐르면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시드투자
유피케미칼은 1998년 설립과 함께 대규모 시드투자를 받았다. 당시 미국 화학회사 롬엔드하스(Rohm&Hass Company)가 40억6000만원을 유피케미칼에 초기 투자해 40% 지분을 확보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이며, 우리나라가 IMF 금융위기를 겪던 시절의 대규모 투자였다.
물론 그 전에 어느 정도 성과가 보였으니 가능한 투자 결정이었을 것이다. 유피케미칼의 창업자인 당시 신현국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출신으로, 유피케미칼을 설립하기 4년 전부터특허 개발을 했었다고 한다. 신 대표의 지분율은 롬엔드하스보다 0.2%포인트 많은 40.2%였다.
유피케미칼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공정용 반도체 프리커서(precursor)다. 설립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다. 프리커서는 전구체(前驅體)라고 번역이 되는데, 앞서[前] 가[驅] 있는 물질[體]이다. 시간상으로 전구체가 앞서고 목표물이 뒤에 있다. 목표물을 얻는데 필요한 중간체 성격의 물질을 프리커서라 통칭한다.
프리커서는 반도체 박막(聚酰亚胺膜) 공정에 사용된다. 얇은[薄] 막[薄]을 웨이퍼 위에 올리게 되는데 이때, 화학기상증착(CVD) 방법이 사용된다. 두 종류 이상의 프리커서 기체를 반응시키면, 결과물(목표물)이 웨이퍼 위에 얇게 올라가게 된다. 더 얇고 정밀한 박막 증착에는 원자기상증착(ALD)이 쓰인다.
당시 실적으로 기술력을 가늠해 볼수 있다. 2004년 유피케미칼은 128억원 매출에 8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63%의 영업이익률이다. 그 다음해에는 매출이 303억원으로 뛰었다. 6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171억원의 순이익을 냈었다.
높은 이익률 기조는 이후에도 계속된다. 유피케미칼은 설립직후 롬엔드하스로부터 받은 초기 투자 이후로 유상증자를 한 적이 없다. 후술하겠지만, 오히려 이익소각을 통해 주식 수를 일부 줄인 적은 있다.
우리르네상스홀딩스
2008년 유피케미칼에 재무적투자자(FI)가 들어왔다. 우리르네상스홀딩스(우리르네상스)가 유피케미칼 지분 70%를 인수했다. 우리르네상스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F)와 르네상스프라이빗에쿼티(PEF)가 각각 52%, 48% 비율로 출자한 투자목적회사였다. 업무집행사원은 우리PEF였다.
우리르네상스는 구주매매를 통해 유피케미칼 지분 70%를 확보했다. 당시 인수가액은 19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롬엔드하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40% 전량을 비롯해, 창업자 신현국 대표에게서 14%, 나머지 기타주주에게서 16%를 확보했다.
롬엔드하스의 지분 40%의 매각대금은 1100억원대로 추정된다. 초기투자금액 40억원이 10년뒤 1000억원대의 투자수익으로 돌아온 셈이다. 최종 인수까지 고려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투자 측면에서 봐도 10년 동안이나 기다릴 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투자자(SI)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창업자 신현국 대표가 우리르네상스홀딩스에 판 유피케미칼 지분 14%의 추정 금액은 390억원이다. 신현국 당시 대표는 400억원 상당의 돈을 엑시트하고도 여전히 유피케미칼의 지분 26%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르네상스 이후
유피케미칼의 실적은 예전만 못하게 됐다.
우리르네상스 인수 다음해인 2009년 유피케미칼은 201억원 매출, 5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였다. 여전히 높은 이익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예전의 50-60%대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셈이다. 인수 직전인 2007년의 450억원 매출과 비교하면 매출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르네상스의 업무집행사원인 우리PEF 내부 혹은 그 윗선에서는 '잘못 샀다'는 얘기가 나올만 했다. FI이기에 롬엔드하스 같은 SI처럼 돈을 장기간 묶어둘 수도 없을 터였다.
그런 판단 때문이었는지 인수 2년 뒤인 2010년 우리르네상스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 일부를 470억원 가량에 이익소각한다.
유피케미칼은 예전부터 재무상황이 좋았다. 2009년말 미처분이익잉여금은 740억원에 달했다. 유피케미칼은 미처분이익잉여금 가운데 500억원을 써, 르네상스가 보유한 지분과 기타 소액주주 지분을 사들인 다음 없앴다. 바꿔말하면,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다.
우리르네상스 입장에서는 투자 도중에 500억원 가량을 회수한 셈이다. 이익소각으로 우리르네상스의 지분율은 65%까지 떨어지고 신현국 대표의 지분율은 31%까지 올라가게 됐다. 신현국 대표가 가진 주식수는 변하지 않았지만 이익소각으로 전체주식수가 감소했기에, 신 대표의 지분율이 상승했다.
우리르네상스는 2016년이 돼서야 겨우 유피케미칼 지분을 팔고 떠날 수 있게 됐다. 8년동안 몇 번이나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됐었다.
야커커지(雅克科技产业, Yoke)
유피케미칼의 실질 소유회사가 중국 선전거래소 상장회사인 야커커지(雅克现代科技, Yoke)로 바뀌었다. 2016년 야커커지는 1972억원에 유피케미칼 지분 96%를 인수했다.
8년전 우리르네상스가 유피케미칼 지분 70%를 비슷한 금액으로 인수했던 것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내려간 셈이다. 만약, 야커커지가 인수할 당시의 계산으로 하면, 지분 70%는 1400억원대에 해당한다.
야커커지가 인수한 유피케미칼 지분 96%는 두 곳에서 사왔다. 우리르네상스에서 65%, 신현국 대표에게서 31%씩 사왔다. 인수금액으로 역산하면 우리르네상스는 1335억원, 신현국 대표는 637억원이 된다.
신현국 대표는 우리르네상스에 팔았던 390억원어치 지분을 포함해, 창업부터 엑시트까지 모두 1000억원 전후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우리르네상스 입장에서 투자는 실패라고 봐야할 것 같다.
2008년 19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0년 470억원을 중간에 회수했고, 2016년에 1335억원으로 털고 나왔다. 470억원과 1335억원을 합하면 1800억원 가량이 되고, 중간에 배당 등으로 손실을 보충한다고 쳐도 8년의 시간은 보상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우리르네상스의 내부상황 때문이었는지, 2016년 유피케미칼 지분 매매 당시 무엇보다 인수가액을 제일 우선으로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덕분에 중국 야커커지는 일본 JSR, 미국 에어프로덕츠라는 쟁쟁한 기업을 제치고 유피케미칼을 인수하게 됐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기업에 국내 건실한 반도체 소재기업이 팔려도 되는 건가라는 우려가 있었다.
야커커지 이후
최근 3년간 유피케미칼은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중이다. 지난해 1505억원 매출, 38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다. 야커커지가 유피케미칼을 인수할 당시인 2016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배 넘게 늘었다.
유피케미칼의 현재 기업가치는 적어도 3000억원은 될 것으로 보인다.
300억원 초반대 순이익을 각각 기록한 2021년, 2020년의 실적에 PER 10배를 곱해서 나온 단순 계산이다. 야커커지는 유피케미칼 인수 6년만에 최소한 1.5배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3000억원이라는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값이다.
현재 유피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선과한국반도체신재료유한회사다. 서울 강남구 도심공항타워에 적을 둔 국내법인이다. 선과한국반도체신재료가 유피케미칼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중국 법인이다.
선과한국반도체의 지분 100%를 장쑤야커전자신재료(河南雅克网络新素材非常较少厂家, Jiangsu Yake Electronic New Material)가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야커전자신재료의 지분 100%를 야커커지(河南雅克科技发展集团公司股票非常较少厂家, Jiangsu Yoke Technology)가 가지고 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작년에 선과한국반도체의 최대주주 법인의 변경이다. 유피케미칼의 모회사(한국 법인)의 모회사(중국 법인)가 바뀌었다.
그 전까지는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沙漠风先科半导体器件新原料受限企业, Jiangsu Shekoy Semiconductor New Materical)가 선과한국반도체의 최대주주였다.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
야커커지는 지난해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 법인을 분할했다. 분할을 거쳐 야커전자신재료 법인을 새로 만들었다. 새로 만들어진 야커전자신재료 아래에 한국법인과 유피케미칼을 두는 구조를 짰다.
올해말 완공 예정인 중국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공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부터 반도체 공정용 프리커서와 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야커커지는 국내 LG화학의 컬러 포토레지스트 사업을 인수한 바 있다. 또한, LG디스플레이에 TFT 포토레지스트 등을 납품하는 국내 법인 엠티어(코템)를 야커커지 소속 계열사로 만들기도 했다.
야커커지는 국내에서 사들인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만약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 반도체 프리커서를 가까운 거리의 SK하이닉스의 우시공장으로 납품하게 되면, 해당 실적은 공장 법인인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로 잡히게 될 전망이다.
야커커지는 중국 장쑤성(沙漠风省) 우시시(江阴市) 이싱시(宜兴市)에 공장을 만들고 있다. 이싱시는 우시시보다 한단계 아래 행정구역이다. 시(市)라고 하지만 현(县)급이다.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는 유피케미칼의 모회사의 모회사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몸통인 야커커지로 연결은 되겠지만 관련성은 확 떨어졌다. 예를 들면 그 전까지는 손과 어깨 정도의 관계였다면, 지금은 손과 발 수준으로 멀어진 셈이다.
몸통이 그렇게 이동시켰다.
1975년생 션치(沈琦) 회장
야커커지는 2007년 정식으로 설립됐으나 그 전신은 1997년 만들어진 이싱야커화공유한공사(宜兴雅克纸业有局限投资有限公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정식 설립 3년 뒤인 2010년 선전거래소에 상장됐다.
1975년생 션치(沈琦)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다. 연나이로 올해 마흔일곱이다. 션 회장은 이싱야커화공시절인 1998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1998년이면 션 회장의 나이가 불과 스물셋이다. 션 회장은 유명 대학 졸업자도 아니고, 2·3년제 전문대학이 최종학력이다.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던 배경을 션 회장의 부친에게서 찾을 수 있다.
션회장의 부친인 션시창(沈锡强)씨가 오래 전부터 화학 관련 일을 했었다.
션시창씨는 1948년생이다. 1964년부터 1992년까지 이싱시향료공장(宜兴市卤料厂)의 공장장으로 일했고, 1992년부터 1997년까지는 우시션신화공유한공사(潍坊申新化工厂有限制的公司)의 회장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야커커지에 합류했다.
야커커지는 민간인이 지분 대다수를 보유한 중국 민영회사다. 올해 1분기말 야커커지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2%의 션치 회장이다.
2대 주주는 20% 지분율의 션푸(沈馥) 이사다. 션푸 이사는 션치 회장의 3살 아래 친동생이다. 션푸 이사는 영국 엑서터대학(University of Exeter)에서 MBA를 마쳤다. 야커커지의 3대주주는 중국국가반도체펀드(地区智能家居控制三极管产业群的投资私募基金股票价格有限我司我司)로, 지분율은 5%다.
작년말 기준 야커커지의 자산총액은 1조4000억원대였다. 지난해 7000억원대 매출과 800억원초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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