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혁 LGD 팀장, 29일 디일렉 콘퍼런스서 발표
"차량 구조 바뀌고 새로운 디스플레이 나온다"
차량용 롤러블·투명 OLED가 곧 구현되고, 앞으로 자동차 구조 변화와 함께 디스플레이 형식도 새롭게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향후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에서 차량 구조가 바뀌면 지금과 다른 디스플레이가 출현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롤러블과 슬라이더블, 투명 OLED 등으로 차량 내부를 차별화하려는 완성차 업체 요구도 다양하다.
박혁 LG디스플레이 오토고객가치혁신팀장은 지난 29일 디일렉 사옥에서 열린 '미래 모빌리티 부품기술 기회와 도전 컨퍼런스'에서 "차량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지금은 과도기"라며 "향후 자동차 구조가 바뀌고 또다른 디스플레이 형식이 출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혁 팀장은 "현재는 기존 자동차 구조 안에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설계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박 팀장이 '과도기'라고 규정한 지금도 완성차 업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바라는 요구는 다양하다. 그는 "차량 전면유리 양옆 기둥(A필러) 사이를 모두 디스플레이로 채운 50인치대 제품(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을 요청하는 고객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클러스터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에 그치지 않는 디스플레이 확장성을 시사한다. 또 A필러를 투명 OLED로 채워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시도, 필요할 때만 디스플레이를 구현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롤러블 OLED 요구도 있다.
박 팀장은 "투명 OLED와 슬라이더블, 롤러블 OLED 모두 여러 완성차 업체를 통해 곧 구현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완성차 업체는 차량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직결될 수 있어 새로운 기술 적용에는 다소 보수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완성차 업체와 장기간에 걸쳐 제품을 개발한 뒤 양산 공급한다. 지난해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세단 'EQS'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도 LG디스플레이가 메르세데스-벤츠와 오랜 기간 공동 연구한 뒤 나온 결과물이다.
장기간 진행하는 완성차 업체와의 디스플레이 개발 방향도 업체별로 제각각이다. 정형화된 기존 차량 구조 안에서도 완성차 업체가 디스플레이에 브랜드 정체성을 투영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미래차 시장에서) 자동차는 단순 이동수단에서 탈피하고 모빌리티 혁명이 나타날 것"이라며 "차량 구조가 지금과 달라지면 디스플레이 형태는 새로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는 일단 시장 안착을 위해 배터리에 집중하겠지만 이후 차별점은 디스플레이에서 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전기차의 셀링 포인트가 차량 내부의 초대형, 그리고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어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대화면과 새로운 응용제품, 설계, 효율 등을 함께 고려한다"며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있고 디자인도 심미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2년 전 유럽 완성차업체 측에 디스플레이 기술을 설명하자 '어떤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며 "현재는 차량 안에서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쇼핑, 넷플릭스 감상 등 콘텐츠 소비환경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과 애플, 소니 등 IT 업체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다는 점은 기존 자동차 시장에 없었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콘텐츠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IT 업체 강점이 완성차 시장에 반영되면 박 팀장이 기대하는 모빌리티 혁명이 앞당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