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회수 못하면 카티바 일부 특허 HB솔루션 소유
HB솔루션, 이르면 이달 삼성D에 잉크젯 장비 공급
기대보다 7개월 지연...장비는 카티바가 이미 제작
미국 잉크젯 장비 업체 카티바에서 기술 지원을 받고 있는 HB솔루션이 카티바 특허를 담보로 잡았다. 카티바에 대한 160억원 투자가 회수되지 못하면 카티바 특허 일부는 HB솔루션 소유가 된다. HB솔루션은 이르면 이달 말 삼성디스플레이에 QD-OLED 라인용 잉크젯 장비 납품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대와 비교하면 7개월 이상 밀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B솔루션은 지난 4월 카티바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특허에 대해 담보를 설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 HB솔루션은 카티바(카티바 케이맨 홀딩스)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onvertible Promissory Note)를 1350만달러(약 164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는데, 이때 카티바 특허를 담보로 잡았다.
당시 공시에서 밝히지 않았지만 HB솔루션은 한 달 뒤인 4월 채권액 1350만달러에 대해 카티바의 한국 특허 68건을 담보로 확보(질권설정등록)했다. HB솔루션이 카티바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지 못하면 이들 한국 특허 68건은 모두 HB솔루션 소유가 된다.
또 4월 HB솔루션은 카티바의 미국 특허 273건에 대해서도 담보를 설정했다. 다만 카티바의 미국 특허 273건에 대해 담보를 설정한 업체는 또 있다. HB솔루션보다 한 달 앞선 3월 홍콩 시노신지유한공사(芯驥不多总部)가 카티바의 동일한 미국 특허 273건에 대해 담보를 설정했다. 이들 미국 특허에 대한 HB솔루션의 담보 설정 시기가 늦어 투자 회수가 불가할 경우 담보에 대한 우선권은 시노신지유한공사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HB솔루션이 카티바 특허에 담보를 설정한 시기는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납품할 것으로 기대했던 카티바 잉크젯 장비 입고시기가 예정보다 늦춰질 때였다. 당초 업계에선 HB솔루션이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에 8.5세대(2200x2500mm)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Q1 라인용 QD 색변환층 컬러필터 잉크젯 장비를 납품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카티바가 제작한 장비가 HB솔루션을 통해 공급되는 구조였다. HB솔루션도 열심히 홍보했지만 7개월 이상 밀리고 있다.
현재 HB솔루션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사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OLED Q1 라인용 QD 컬러필터 잉크젯 장비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장비 입고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왔지만 또다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HB솔루션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할 카티바 장비 성능에 따라 HB솔루션의 잉크젯 장비 사업 방향성도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우호적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HB솔루션은 아직 잉크젯 장비 사업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당 장비는 이미 카티바가 제작을 마쳤다. 이번 잉크젯 장비 핵심기술과 소프트웨어는 카티바, 하드웨어는 HB솔루션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프트웨어 작업 추가와, 향후 장비 유지보수는 HB솔루션이 맡는다. HB솔루션은 장비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잉크젯 장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에 QD 컬러필터 잉크젯 장비 전량을 발주한 바 있다. 카티바는 장비를 1대도 수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세메스의 장비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자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보험 차원에서 카티바 장비에 대해 조건부 구매를 결정한 바 있다. 성능이 떨어지면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HB솔루션이 기대하는 카티바 장비와 세메스 장비에 대한 최종 검증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추가 투자가 이어지면 판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D-OLED 추가 투자 여부는 지금도 불확실하다. 현재 8.5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3만(30K)장 규모인 Q1 라인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