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PO TFT' 아이폰14프로맥스 후공정 모듈 생산라인 확대
삼성D, 2년 전 갤럭시노트20부터 LTPO 양산 경험 축적
삼성디스플레이가 8일(한국시간) 공개된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 OLED 물량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델은 LTPO TFT와 홀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하는데, 경쟁사가 해당 OLED 생산수율 향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물량이 삼성디스플레이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협력사에 장비를 추가 발주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에 납품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4 시리즈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이 당초 전망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시리즈 4종 모두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 모델은 시리즈 최상위 모델 6.7인치 아이폰14프로맥스다. 이 모델은 기술 난도가 높은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와 홀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해당 패널을 납품할 예정인 국내 경쟁사가 수율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경쟁사의 물량 일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하순부터 협력사인 AP시스템, HB솔루션, 필옵틱스 등과 장비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계약 규모는 AP시스템 142억원, HB솔루션 493억원(2건), 필옵틱스 159억원 등이다. 이들 장비는 OLED 후공정 모듈 생산라인이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에 입고된다. 공급계약 종료일은 모두 12월 30~31일이다.
AP시스템은 잉크젯 투명접착제(OCR:Optical Clear Resin) 도포용 장비, HB솔루션은 카메라 렌즈 주변 빛샘 방지를 위한 'ELB'(Edge Light Blocking), 필옵틱스는 홀 디스플레이 구현에 필요한 레이저 에칭 장비용 레이저 시스템 등을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프로맥스 OLED 물량이 늘면서 연간 아이폰 OLED 출하량 목표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올해 아이폰 OLED 출하량 목표가 1억3000만대였지만 지난달 1억4900만대까지 늘렸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 프로 라인업 수요 강세로 지난 2분기 아이폰13 프로 라인업 OLED 물량이 1000만대가량 늘어난 바 있다.
반면 국내 경쟁사는 아이폰14프로맥스 OLED 생산 차질로 올해 아이폰 OLED 출하량 목표 5500만~6000만대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해당 경쟁사는 올해 아이폰14 시리즈에서 6.1인치 일반형과 6.7인치 프로맥스 2종을 맡는데, 프로맥스 OLED 물량 차질로 일반형 모델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이폰14 일반형 모델 OLED는 이 회사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도 생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TPO 방식 스마트폰 OLED 양산이 2년을 넘기면서 기술이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울트라에 LTPO 방식 OLED를 처음 납품했고, 지난해 아이폰13 프로 라인업에도 LTPO 방식 OLED를 전량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2020년 당시 갤럭시노트20울트라용 LTPO 방식 OLED 양산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14프로맥스 OLED 물량 확대는 BOE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익성이 높은 모델에 집중하면 BOE로선 기술 난도가 낮은 아이폰 OLED에서 기회가 열린다. OLED 전공정 라인은 당장 생산능력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 아이폰14 시리즈도 전작처럼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 삼성디스플레이로선 LTPO TFT 방식 OLED 비중을 늘리고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 방식 OLED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4종)와 올해 아이폰14 시리즈(4종) 등 8종 가운데 LTPS 방식의 6.1인치 아이폰13 일반형 모델이 가장 매력이 떨어진다. BOE는 아이폰13 시리즈에서도 6.1인치 일반형 모델 OLED만 양산한다. 하지만 이때도 BOE가 만드는 아이폰 OLED는 중국 내수시장에 주력 공급해야 한다는 등의 제약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초부터 BOE의 OLED 픽셀 구조 등의 특허 침해와, BOE의 특허 침해에 대한 애플의 묵인을 항의해왔기 때문에 BOE가 자국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관심이 작은 모델 점유율을 늘리면 삼성디스플레이 불만은 어느 정도 무마될 수 있다. BOE는 올해 초 아이폰13 TFT 설계를 임의 변경해 물량이 급감했지만 설계를 원복해 재승인을 받았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6~9월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용 OLED 점유율을 삼성디스플레이 82%, LG디스플레이 12%, BOE 6% 등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업계에선 올해 아이폰14 시리즈 출하량은 9000만대, 이 가운데 프로 라인업 비중은 60% 내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시리즈 4종 모두, LG디스플레이는 6.1인치 일반형과 6.7인치 프로맥스 등 2종, BOE는 6.1인치 일반형 1종에 필요한 OLED를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