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톱텍이 SK온-포드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용 장비 공급에 한층 다가섰다. SK온이 탭 웰딩(Tab Welding)과 패키징(Packaging) 장비 발주를 따로 나눠 프로젝트를 만들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그간 탭 웰딩-패키징 장비는 하나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져 발주(PO)가 이뤄졌다. 업계에선 사실상 톱텍이 탭 웰딩 장비 공급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한다. 탭 웰딩 장비는 배터리 양극‧음극 탭(Tab)을 이어 붙이는 공정에 사용한다. 양극, 음극의 수가 적었을 때는 주로 초음파를 썼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양극, 음극의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탭의 두께가 두꺼워졌다. 초음파와 레이저를 동시에 쓰는 하이브리드 용접이 적용된 배경이다. 과거 SK온은 국내 서산 공장에 생산 라인을 마련할 때 탭 웰딩-패키징 장비를 나눠 발주를 냈다. 여러 협력사 가운데 가장 적합한 곳을 찾기 위해서였다. 2017년 이후 탭 웰딩-패키징 장비는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였다. 양‧음극 탭을 따주기 위한 노칭(Notching), 양‧음극 적층하는 스태킹(Stacking), 탭 웰딩-패키징 장비 주력 협력사를 선정했다. 노칭은 유일에너테크, 스태킹은 우원기술, 탭 웰딩-패키징은 엠플러스가 각각 맡아 장비를 공급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지난해부터다. SK온은 탭 웰딩-패키징 장비에 하나기술을 선정했다. 중국 옌청 1공장이 대상이었다. 올해 초 진행된 헝가리 이반차, 옌청 2공장에선 엠플러스가 다시 장비 수주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탭 웰딩용 레이저 용접기 업체는 주로 로크웰 오토메이션이 담당했지만, 최근 SK온이 보쉬 레이저 용접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초 탭 웰딩 장비는 톱텍이 아니라 다른 업체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SK온 내부적으로 톱텍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온이 블루오벌SK향 탭 웰딩과 패키징 장비를 나눠서 발주하면 하나기술, 엠플러스의 장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오직 패키징 장비만 공급하므로 기존보다 장비 단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 톱텍이 패키징 장비까지 넘볼 수 있다. 이파전이 삼파전으로 바뀌는 셈이다. 다른 SK온 조립공정 장비 핵심 협력사인 우원기술과의 관계 설정도 지켜볼 부분이다. 톱텍은 우원기술의 2대 주주다. 우원기술은 SK온 스태킹 장비를 독점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스태킹-탭 웰딩-패키징으로 이어지는 각 공정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업체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우원기술이 장폭셀 노칭 장비 공급에 성공한 전력이 있어 '노칭-스태킹-탭 웰딩-패키징' 공정은 우원기술과 우원기술의 최대주주인 톱텍이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