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1000억 이상 작년 7곳→올해 10곳
매출 1위는 세메스, 2분기 매출 1조원 '기염'
지난 2분기 국내 장비업계에 희비가 엇갈렸다. 전방산업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실적이 급상승한 반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실적은 저조했다. 반도체 장비 업계는 세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과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업체가 다수 나올 정도다. 이에 비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패널 신규투자 위축으로 부진했다. 전체적으로는 분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장비업체가 작년 7곳에서 올해 10곳으로 늘었다. 매출 1위는 세메스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18일 <디일렉>이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49곳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업체가 10곳이었다. 세메스, 원익IPS, 에스에프에이, 탑엔지니어링, 케이씨, AP시스템, 피에스케이, 이오테크닉스, 한미반도체, 테스 등이다.
매출 1위는 삼성전자의 장비 자회사인 세메스였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대를 달성했다. 세메스는 지난 2분기에 1조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하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원익IPS의 실적도 좋았다. 2분기 매출은 4325억원, 영업이익은 1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6%, 96.7% 증가했다. 특히 2분기 반도체향 매출은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367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하는 탑엔지니어링은 2분기 매출 2522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로 돌아섰다. 종속기업인 파워로직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파워로직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협력사다.
레이저 관련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AP시스템은 2분기 매출 1457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3.4%, 영업이익은 84.1% 올랐다.
포토레지스터(PR) 세정 장비를 공급하는 피에스케이는 매출 1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7% 늘었다.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305%나 증가했다.
후공정 장비 업체인 한미반도체는 매출 1089억원, 영업이익 3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보다 각각 75.9%, 82% 증가했다. 파운드리향 투자가 늘면서 후공정 시설투자가 급증한 덕분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세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업체는 와이아이케이, 뉴파워프라즈마, 주성엔지니어링, 인텍플러스, 엑시콘 등이었다. 아바코, 제너셈, 엑시콘 등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탑엔지니어링, 필옵틱스, HB테크놀로지, 톱텍, 참엔지니어링, 유니테스트, 예스티, 엘아이에스, 에프엔에스테크, 힘스, 파인텍, 영우디에스피, 야스 등은 적자가 지속되거나 적자전환을 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2분기 각 업체 실적은 전방산업의 흐름에 희비가 갈렸다. 반도체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따른 주요 고객사의 시설투자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2라인(P2)과 중국 시안 2공장에 투자를 하면서 국내 장비 업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SK하이닉스도 내년 시설투자의 일부를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 집행하면서 장비 수요량이 늘었다.
반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는 국내 패널 고객사의 신규 투자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7일 3조3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최근 수년간 국내 패널 업체는 공급과잉 우려로 신중한 투자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해 초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중국 패널 업체의 투자 계획도 조금씩 뒤로 밀리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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