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장 스마트 팩토리 장비 공급
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 공급 가능성 커져
국내 중견 장비업체 톱텍이 배터리 신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공시를 통해 SK온의 헝가리 공장 스마트 팩토리 구축 수주를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575억원 규모다. 지난해 회사 매출의 약 35%에 해당한다. 회사 성장을 이끌었던 디스플레이에서 벗어나 배터리로의 사업 구조 변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톱텍은 2019년부터 SK온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했다. SK온 미국 조지아 공장이 대상이었다. 배터리 모듈 조립과 물류 장비로 물꼬를 텄다. 간접적으로 SK온과 밀접한 관계로 발전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SK온의 스태킹 장비(Stacking)를 독점 공급하는 우원기술에 투자하며 2019년 연달아 90억원, 330억원 규모의 거래를 진행했다. 톱텍이 우원기술에 스태킹 장비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한 것. 톱텍이 부품을 대고 우원기술의 기술을 덧붙였다. 스태킹은 양극, 음극, 분리막을 계단처럼 쌓는 공정을 말한다.
이번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SK온의 배터리 생산 근간을 맡았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수주가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 SK온-포드 합작사인 블루오벌SK만 하더라도 10조원 이상을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들 공장에 사용될 스마트 팩토리 수주 규모만 해도 수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조립공정 장비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배터리 양극‧음극 탭(Tab)을 이어 붙이는 탭 웰딩(Tab Welding)과 배터리 내부 소재와 파우치 필름을 결합해 밀봉하는 패키징(Packaging) 장비를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탭 웰딩 장비는 최근 데모 검증을 마쳤다. SK온 내부에서는 턴온(Turn-on)이라고 부른다. 데모용 장비로 테스트 배터리 셀을 만들어 검증 작업을 거쳐야 최소한의 입찰 자격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이미 SK온이 톱텍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한다. 탭 웰딩용 레이저 용접기 업체는 주로 로크웰 오토메이션이 담당했지만, 최근 SK온이 보쉬 레이저 용접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쉬는 그간 탭 웰딩 장비를 공급한 엠플러스나 하나기술 등이 활용하지 않았던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탭 웰딩 장비는 톱텍이 아니라 다른 업체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SK온 내부적으로 톱텍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며 "모듈과 같은 후공정에 이어 스마트 팩토리와 조립공정 장비에서 성과를 내며 사업 구조 다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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