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텍이 14조원 이상이 투자될 예정인 SK온-포드의 미국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그간 톱텍은 디스플레이 장비 위주의 사업을 해왔다. 지난달 SK온 헝가리 공장에 스마트 팩토리 관련 수주를 받으며 배터리 사업 진출 속도를 내고 있다. 조립공정용 장비는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톱텍은 최근 SK온에 탭 웰딩(Tab Welding) 데모 장비 검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신규 협력사가 장비를 공급해야 할 때 반드시 데모 장비를 만들도록 한다. 업계에서는 흔히 '턴온(Turn On)'이라고 부르는 과정이다. 실제로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업체인지,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단계다. 이 과정 이후 본격적인 입찰 자격이 생긴다.
업계에선 사실상 톱텍이 블루오벌SK 배터리 장비 공급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탭 웰딩 장비는 조립공정 가운데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스태킹 장비를 단독 공급하는 우원기술의 2대 주주가 톱텍이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SK온-포드 합작사인 블로오벌SK는 크게 세 곳으로 나눠 투자가 이뤄진다. 이번 투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 대상이다. 43기가와트시(GWh) 규모에 17개 생산 라인으로 구성된다. 단폭(300mm)‧장폭(600mm) 배터리 셀이 모두 만들어진다. 톱텍이 블루오벌SK에 탭 웰딩 장비를 공급했을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수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탭 웰딩은 배터리 조립공정의 일부다. 양‧음극 탭을 따주기 위한 노칭(Notching), 양‧음극을 적층하는 스태킹(Stacking) 다음에 위치한다. 양극, 음극의 수가 적었을 때는 주로 초음파를 썼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양극, 음극의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탭의 두께가 두꺼워졌다. 초음파와 레이저를 동시에 쓰는 하이브리드 용접이 많이 쓰인다.
그간 SK온은 파우치 필름에 배터리 소재를 넣고 압착하는 패키징(Packaging) 장비와 같이 발주(PO)를 냈으나, 이번에는 탭 웰딩-패키징 장비를 따로 나눠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톱텍의 다음 배터리 장비 공급은 패키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톱텍이 SK온 패키징 장비 사업에 뛰어들면 엠플러스, 하나기술과 함께 삼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후공정 물류와 스마트 팩토리 수주로 상당한 경험치를 쌓은 톱텍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오벌SK 공장은 오는 2025년에 순차적으로 양산이 이뤄진다. 총 114억 달러(한화 약 14조6400억원)이 투자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뤄진 배터리 공장 투자 건 중 최대 규모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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