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온으로 핵심 고객사 달라져
한 우물 전략 통하나
배터리 장비업체 윤성에프앤씨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지난 2020년 상장한 티에스아이에 이어 믹싱 장비 업체로는 두 번째다. 믹싱 장비는 활물질, 도전재, 결착재, 용매를 일정 비율로 섞어 슬러리를 만들 때 사용한다. 배터리 생산 공정의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윤성에프앤씨의 상장 배경에는 SK온이 있다. 당초 윤성에프앤씨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주로 거래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2019년 전후다. 앞서 상장한 티에스아이가 삼성SDI 천안 공장의 믹싱 장비 공급에 성공하면서 윤성에프앤씨는 신규 고객사 발굴에 나섰고, SK온과의 거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SK온에 더 집중하게 된 계기는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때문이었다. 얼티엄셀즈 1공장의 모든 믹싱 장비는 윤성에프앤씨가 담당했다. 그러나 올해 초 1호기가 공급된 이후 나머지 2~4호기는 발주(PO)가 다시 이뤄졌다. 이례적이었다. 나머지 믹싱 장비는 티에스아이가 수주를 받았다.
윤성에프앤씨의 행보는 얼티엄셀즈 대신 SK온 중국(옌청), 헝가리(이반차) 공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SK온의 양극‧음극의 분체이송시스템, 원료투입, 메인믹서, 저장탱크 등 믹싱 공정 전체를 윤성에프앤씨가 독점하고 있다. 10조원이 넘게 투자되는 SK온-포드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윤성에프앤씨의 수주잔고는 2372억원에 달한다. 가장 큰 수주는 지난해 10월 1159억원이다. SK온의 중국, 헝가리 공장 신규 수주가 집중된 시점이다. 블루오벌SK 수주액은 이보다 더 많다. 향후 5년 동안 SK온 믹싱 장비로만 수천억원의 수주를 받을 수 있다. 장비 생산 능력과 인력 투입이 많은 믹싱 장비 특성을 고려했을 때 SK온이라는 대형 고객사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은 SK온 신규 발주에 대비해 안성 2공장 신축도 예정되어 있다. 내년까지 200억원이 투입된다. 신사업 투자와 운영자금에도 330억원이 쓰인다.
윤성에프앤씨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1080억원, 영업이익 147억원, 당기순이익 1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759억원을 이미 초과했다.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확정한다. 희망 범위는 5만3000~6만2000원이다. 총 공모 규모는 1057억~123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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