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벌SK 패키징 장비 대상
포드 관계자들 방한해 협력사 점검
SK온-포드 미국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에 공급할 장비를 둘러싸고 엠플러스과 하나기술이 재대결을 펼친다. 양사는 올해 초 진행된 헝가리 이반차와 중국 옌청 2공장에 공급할 패키징 장비를 두고 경쟁한 바 있다. 당시 모든 발주 물량을 엠플러스가 독점했다. 수주액만 2000억원을 넘는 잭팟을 터뜨렸다.
하나기술은 이번 하반기 최대 수주 경쟁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중국 옌청 1공장향 패키징 장비를 공급하며 SK온 진입에 성공했지만, 이후 더 많은 물량을 끌어오지 못하며 주춤한 상태다. 1차전 경쟁에서 승리한 엠플러스는 SK온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모든 장비를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포드는 이번주부터 협력사를 방문해 기술과 장비 생산 능력을 점검 중이다. 포드 관계자들이 지난주 입국해 SK온 구매팀과 함께 블루오벌SK가 사용할 장비와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다음주말 출국할 예정이다.
관전 포인트는 패키징 장비다. 배터리 소재를 섞어주는 믹싱 장비는 윤성에프앤씨, 양극‧음극을 만들기 위한 전극 장비는 피엔티로 거의 굳어진 상태다. 양‧음극 탭(Tab)을 만들고, 각 소재와 분리막을 쌓아주기 위한 노칭(Notching)‧스태킹(Stacking) 장비는 유일에너테크와 우원기술이 유력하다.
이와 달리 탭 웰딩(Tab Welding), 패키징 장비는 엠플러스와 하나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패키징(Packaging)은 파우치형 배터리 조립공정의 일부다. 배터리 내부 소재와 파우치 필름을 결합해 밀봉하는 역할을 한다. 단일 배터리 장비로는 가장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억원 내외다. 생산라인당 1대만 쓰인다.
이번 블루오벌SK 발주는 미국 테네시 공장 대상이다. 43기가와트시(GWh) 규모에 17개 생산 라인으로 구성된다. 패키징 장비도 17대가 필요하다. 수주액 규모로 계산하면 1700억원 내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헝가리 이반차, 중국 옌청 2공장 수주전에서 엠플러스가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전을 노리는 하나기술이 엠플러스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장비 단가에 그대로 반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포드가 제3의 협력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GM이 충북 오창 공장을 방문해 직접 장비, 소재 업체를 지정했다. 배터리 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의중은 생각보다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 포드 관계자들이 직접 방한해 협력사를 점검하는 만큼 엠플러스, 하나기술이 아닌 신규 업체가 발주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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