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국산화 가속화
율촌화학이 DNP, 쇼와덴코 등 일본 업체들이 장악한 파우치 배터리 필름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간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소형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은 공급한 바 있으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율촌화학은 28일 공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와 1조4872억원 규모의 파우치 필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023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6년간이다.
이 시장은 DNP, 쇼와덴코 등 일본 업체들이 선두다. 신륜과기(新纶科技) 등 중국 업체들이 국내 배터리 업체에 일부 파우치 필름을 공급한 전력이 있으나 현지 시장 대응 차원에서만 이뤄졌다. 핵심 고객사는 일본 업체 파우치 필름을 주로 썼다.
국내 업체들의 파우치 필름 개발은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수출무역관리령을 진행하면서 의존도가 높은 파우치 필름 공급 중단 우려가 생겼다. 당시 김명환 LG화학 사장(배터리연구소장)은 "일본 DNP, 쇼와덴코에 배터리 파우치 필름을 의존했는데 국내 업체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가격도 일본보다 비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수차례 국내 업체들의 파우치 필름을 평가했다. 그러나 원하는 만큼 성능이 나오지 않았다. 국내 업체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의 품질 평가에서 B등급(최저 D등급)을 받았다. B등급도 전기차용 배터리로 사용할수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A등급 제품만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급 계약으로 율촌화학이 A등급을 받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앞서 율촌화학은 지난해 삼성SDI의 품질 인증(퀼:qual)을 통과,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 제품을 공급하며 전기차 배터리 공급 기대감을 높였다.
파우치 필름은 파우치형 배터리 원가의 10% 내외를 차지한다. 나일론, 알루미늄, 폴리프로필렌 등의 재료를 사용한다. 접착층, 코팅층을 더해 7~8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형이냐 중대형이냐에 따라 구조와 두께에 차이가 있다. 중대형 기준으로 두께는 소형이 100마이크로미터(㎛) 내외, 중대형이 150㎛ 내외다. 국내에선 율촌화학 외에 한국알미늄, BTL첨단소재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