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양산 목표...추가투자도 검토
하이엔드 위주 포트폴리오 구성 계획
인텔·엔비디아·AMD 등이 잠재고객
SKC의 반도체 패키지용 글래스 기판 자회사 앱솔릭스가 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앱솔릭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패키지용 글래스 기판을 2024년부터 미국 코빙턴 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는 경북 구미에 있는 파일럿 라인에서 글래스 기판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SKC에선 글래스 기판이 단단한 특성 때문에 기존 유기재료 기판에서 나타나는 휨(Warpage)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반면 제어가 어렵고 단가가 높은 것은 글래스 기판 단점이다. 앱솔릭스는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글래스 기판 등 하이엔드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높은 단가에도 판매할 수 있는 응용처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반도체 업체와 접촉 중이다.
앱솔릭스가 겨냥하는 잠재 고객사는 인텔과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코보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선 앱솔릭스가 계획대로 인텔과 엔비디아, AMD 등에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을 납품하고 시장 개척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진다. 글래스 기판을 채용하면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 추가 공정 변화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당장 앱솔릭스는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을 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에 납품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솔릭스는 코빙턴 공장에 우선 2024년까지 약 2억4000만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해 연산 1만2000제곱미터 규모 글래스 기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산 7만2000제곱미터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여기에는 추가로 3억6000만달러(약 5100억원) 투자가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서버 등 데이터 처리량 급증으로 HPC용 반도체 패키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앱솔릭스가 커빙턴 공장에 2024년까지 우선 투자하는 2억4000만달러(약 3400억원)는 최근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기(1조9000억원), LG이노텍(4130억원), 대덕전자(4000억원)보다는 규모가 작다.
앞서 SKC는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밝힌 바 있다. 기존 유기재료를 활용한 반도체 기판보다 패키지 두께와 전력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도 부각했다. 서버 등 고부가 컴퓨터용 기판이 고성능화·대면적화하고 있어 제품을 얇게 만들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SKC는 "글래스 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대면적 사각 패널을 만들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지 미세화·대형화 추세에 대응할 수 있다"며 "(표면이 고르지 못한) 플라스틱(유기재료) 기판에서 사용하는 중간기판(실리콘 인터포저)이 없어 얇고 전력효율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기판 표면에 설치했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글래스 기판에선) 기판 내부에 넣고 표면에 대형 CPU·GPU를 장착하며 더 많은 메모리를 넣을 수 있어 고성능 구현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앱솔릭스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오준록 SKC솔믹스 전 대표다. 오준록 대표는 삼성전기 중앙연구소 프로젝트리더 출신이다. SKC 첨단기술중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오 대표는 2015~2021년 SKC솔믹스 대표를 맡았다. SKC솔믹스는 반도체 장비용 부품·소재를 생산한다. 미국 커빙턴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SKC의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필름 공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