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디일렉 한주엽 대표
- 출연 : 디일렉 이수환 전문기자
-이수환 기자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수환입니다.”
-오늘 무슨 얘기를 하실 겁니까?
“CATL에 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CATL 회장이 쩡위췬입니다. 영어로는 로빈 정, 보통은 로빈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죠. 쩡위췬 회장이 한국에 옵니다. CATL 회장이 한국에 오는 건 처음입니다. 외부로 알려진 것도 처음이지만 제가 알기로도 처음 오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다고요?
“몰래 왔을 수도 있지만,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놀러라도 오지 않았을까요?
“전용기를 통해 외교관 루트를 거쳐서 들어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 거물이 이제 한국에 오는데 그러면 왜 오느냐가 이제 많이 궁금하실 겁니다.”
-CATL 회장 자격으로 온거죠?
“시진핑 주석이 얼마 전에 연임하는 방향이 결정됐죠. 쩡위췬 회장은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푸젠성의 출신입니다. CATL은 현 시진핑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놓고 밀어주는 회사다. 예를 들면 반도체에는 과거 칭화유니가 있었지만, 배터리 쪽에는 CATL이 있는 거죠.”
-그렇군요. 그런데 반도체하고는 달리 CATL은 실질적인 1등 기업 아닙니까?
“양으로도 그렇고요. 많은 오해를 하는 것 중 하나가 기술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많이 앞서 있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여러 가지 기술적 요소 중 어떤 것을 볼 것이냐에 따라서 포인트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 기업들이 잘하는 기술이 있고요. 또 우리 기업들이 잘하는 기술이 있죠. CATL이 잘하는 기술 중의 하나가 배터리를 모듈화하고 팩화하는, 반도체로 치면 패키징이죠. 이걸 굉장히 잘합니다.”
-전공정도 잘하는데 후공정도 되게 잘하나요?
“전공정은 우리 기업들보다는 좀 떨어질 수는 있어도 후공정은 정말 잘합니다.”
-그게 잘한다고 하는 근거는 뭔가요?
“첫 번째는 일단 테슬라가 CTP라고 하는 기술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CTP가 셀투팩인가요?
“맞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이 이 CTP 기술을 도입하기로 이미 서로 간에 기술 체인이 돼 있죠.”
-언제부터 그렇게 되어 있습니까?
“작년 말에 MOU를 맺었습니다.”
-누구랑요?
“현대모비스입니다. 모비스랑 협력해서 현대차에 탑재가 될 거고요. 이걸 잘 보셔야 하는 게 단순히 후공정 잘했다고 해서 대단하냐고 할 수 있는데, 이 CTP 기술을 사용하면 반드시 CATL의 배터리를 써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에 메르세데스 벤츠 EQE 프로모션 많이 하고 있죠.”
-EQE 잘 나왔던데요.
“메르세데스 벤츠 배터리도 CATL일 겁니다. 벤츠도 쓰는 배터리입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그 배터리가 싸구려 아니냐, 중국산이냐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고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닙니다. 특히 CATL이 더 그렇습니다.”
-왜 온다는 겁니까?
“일단 쩡위췬 회장의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는 해외 진출에 관련된 겁니다. 중국 로컬 내에서는 이미 CATL이 압도적인 1등이고요. 더 이상 경쟁자도 없고 해외로 나가야 하죠. 문제는 CATL이 유럽, 독일에 공장을 지었죠. 가동 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유럽의 제2 거점으로 봤던 곳이 폴란드였습니다. 그것도 LG엔솔 공장이 있는 브로츠와프 공장 인근이었어요. 그래서 거기다가 투자하기로 폴란드 정부 인사들과 얘기했는데 LG가 나중에 그걸 안 거예요.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어디에다가요?
“폴란드 정부에요. 그런데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폴란드가 난리가 났죠. 방산 무기를 대한민국으로부터 상당량 들여오기로 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폴란드 정부 관계자들이요. 그래서 CATL이 폴란드의 공장을 못 세웠어요. LG가 항의해서요. 그래서 간 곳이 헝가리입니다.”
-거기는 삼성 공장이 있잖아요.
“헝가리는 좀 달라요. 폴란드와 달리 일단 헝가리 정부는 1인 독재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국가입니다. 폴란드랑 상황이 다르고요. 그리고 CATL이 미국 본토에도 공장을 지으려다가 지금 미·중 관계가 굉장히 안 좋잖아요. 그래서 선회해서 검토하고 있는 곳이 바로 멕시코입니다.”
-멕시코?
“중남미죠. 멕시코에다가 짓게 되면 무슨 일이 발생하냐면, 캐나다-미국-멕시코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는 국가들입니다.”
-나프타인가요?
“나프타는 안 쓰고 USMCA라고 하는 게 맞겠죠. 지금 IRA가 논란이 되는 이유가 이것 아닙니까. 미국에서 전기차 팔면서 보조금 받고 싶으면 우리 미국이나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만든 배터리 소재와 부품을 써야 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텍사스주 바로 밑에 있는 멕시코의 CATL 공장을 짓고 배터리를 만들게 되면, 미국에 있는 공장에 공급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이게 현대차랑 무슨 관계냐. 이번주에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새로운 전기차 공장을 착공했죠. 멕시코랑 그렇게 멀지 않아요. 시애틀이 공장을 새로 하는 곳과 그곳에 전기차 공장을 세우게 되면 배터리가 필요한 거 아닙니까. 지금 미국에 있는 배터리 공장 중에 현대차에 공급해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습니다. SK온은 포드에 가 있고 LG엔솔은 GM에 가 있고요.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할 거구요. 그러면 현대차가 전기차 공장만 세우면 뭐 합니까. 배터리를 어디서 구해야 할 거 아니에요. 어디서 구합니까? 구할 곳이 없어요. 그래서 나온 게 지금 LG랑 합작사를 하냐, SK랑 합작사를 또 만드냐 이런 얘기 나오고 있지만 가장 큰 변수인 CATL입니다. 만에 하나 쩡위췬 회장에 온 것도 그런 것들을 논의하기 위해서가 아닌가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 조지아 공장은 캐파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30만대 정도의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20기가, 최소 20기가와트시(GW) 공장이 필요합니다.”
-그 정도 배터리 공장 만들려면 어느 정도나 투자해야 해요?
“제가 말씀드린 1기가와트시(GW)당 1천억으로 보시면 돼요. 그러니까 2조원 정도겠죠. 2조원 정도의 캐펙스(CAPEX) 집행이 필요한데, 문제는 그게 아니에요. 미국 내에서 보조금을 받아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소재나 부품이나 이런 것들도 전부 미국이거나 미국과 FTA 협정이 맺어진 국가에서 가지고 와야 해요. 우리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그겁니다. 미국에 전기차 수출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배터리가 중국산이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겁니다.”
-배터리가 중국산이라는 게 배터리 안에 들어가 있는 소재가 중국산인 경우는 어떤가요? 그게 몇 프로 정도까지입니까?
“지금 단계적으로 높아지게 돼 있고요. 당장 시행되는 거는 40%, 50%인데 나중에는 80%까지 미국이거나 미국과 FTA 맺어진 국가에서 써야만 보조금이 나갑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CATL 회장이 극비에 방한해서 현대차를 방문 예정하는 이유가 어쨌든 현대차가 미국의 조지아 공장을 짓는 데 연산으로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거기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을 뭔가 논의하러 왔을 거다는 건가요?
“논의하러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실 CATL 배터리를 현대차가 대놓고 쓰겠다는 거는 CTP 기술을 도입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어요. 그게 단순히 팩 기술이니까, 그냥 팩만 CATL 기술로 쓰는 거 아니냐고 오해하실 수 있는데...”
-현대차에는 아직 없죠?
“중국에서 만드는 건 있고요. 현대차 그룹에 기아가 포함돼 있잖아요. 기아는 이미 CATL 배터리를 쓰고 있죠.”
-그것도 CTP입니까?
“아닙니다. 이건 일반 배터리입니다.”
-일반 CATL 배터리를 쓰는데, 현대차가 앞으로 나올 거에는 CTP를 하겠다는 겁니까?
“CTP가 들어가게 되면 반드시 CATL 배터리를 써야 합니다.”
-CTP가 들어가면 뭔가 배터리가 많이 들어갑니까?
“에너지 밀도가 달라집니다. 이거 여러번 보도됐지만, 테슬라도 반한 기술이에요. 이 CTP라는 기술 덕분에 테슬라에 배터리를 넣을 수 있었고요. 저희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CATL이 테슬라에 넣는다는 얘기를 저희가 처음에 했을 때 업계에서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는 식으로 비아냥도 있었죠. 파나소닉도 있고 LG도 있는데 어떻게 중국산 리튬 인산철 각형 배터리가 테슬라에 들어갈 수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들어갔잖아요. 잘 팔리잖아요.”
-그렇군요. 현대차는 LG나 SK에 요청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멕시코나 조지아에 공장 하나 더 짓자' 이럴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문제는 돈이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과거 에피소드 중의 하나인데요. 2019년경에 CATL이 BMW와 계약을 합니다.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하게 됐는데, 규모가 무려 10조원이었습니다. 그럼 삼성SDI는 얼마였냐. 3조7천억이었어요.”
-그렇군요.
“그럼 CATL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었느냐는 건데,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많이 만드니까?
“그게 가장 컸던 부분이었고요. 현대차 입장에서 지금 삼성SDI가 현대차에 못 들어가는 건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선대 회장끼리의 자동차 산업 관련 약속을 했던 게 아니고요. 삼성SDI 실적이 나왔지만, 수익성 위주로 철저하게 배터리를 팔아요. 도저히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못 사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삼성SDI하고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익률이 높아요.
“낮습니다. 예를 들면 그렇게 쥐어짜고, 수익성 위주로 하고 했던 삼성SDI도 (영업이익률이) 10%에 불과합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이요? LG에너지솔루션은 몇 퍼센트입니까?
“6.8%입니다.”
-차이가 좀 나긴 하지만 아주 드라마틱한 차이는 아닌데요.
“이게 양도 비교해야죠. 양사의 어떤 캐파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이니까요. 관리 비용이나 고정 비용 굉장히 많이 들어가고요. 배터리 산업에서 향후 20%대 영업이익률 달성은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쥐어 짜도 10%대 초중반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하는 식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CATL이 한국에 와서 현대차를 만나는 것이군요.
“시스템 입장에서도 현대차와의 포지셔닝, 즉 배터리 소재나 이런 것들도 미국 계속 조달하면 되죠. 본인들이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하고서더라도요. 그런 부분으로 봤을 때 이미 미국에다 공장을 짓고 싶었는데 미·중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멕시코에다가 짓는 부분도 있겠죠.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런 대외적인 환경을 잘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배터리를 조달받을 수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겠죠.”
-언제 온답니까?
“다음주 초에 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