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러시아 옥시알이 단벽 탄소나노튜브 시장 90% 장악
강득주 제이오 대표, "러-우 전쟁 장기화 반사수혜 가능성"
제이오, 내년부터 단벽 탄소나노튜브 파일럿 생산계획
배터리 소재업체 제이오가 톤당 20억원인 단벽 탄소나노튜브(CNT)에서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단벽 CNT 시장을 90% 이상 장악한 러시아 옥시알(OCSiAL) 제품을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제이오는 내년부터 단벽 CNT 파일럿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CNT는 탄소 벽 개수에 따라 단벽(Single Wall, 벽 1개)과 소수벽(Thin Wall, 3~5개), 다벽(Multi Wall, 8개 이상) 등으로 나뉜다.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CNT 물량 중 다벽 비중이 98%였다. 단벽 제품 비중은 1.9% 남짓이다. 단벽 CNT는 양산이 까다롭고 가격은 다벽 CNT의 40배인 톤당 200만달러(약 28억원) 수준이다.
강득주 제이오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단벽 CNT 시장에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단벽 CNT 시장을 장악한 러시아 옥시알에서 단벽 CNT를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불확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득주 대표는 "제이오는 내년부터 단벽 CNT를 파일럿 생산할 예정"이라며 "단벽 CNT 생산능력은 2024년 10톤을 확보하고, 2025년에는 20톤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벽 CNT는 음극재용 도전재로 사용할 수 있다. 실리콘계 음극활물질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현재는 양산 기술 부족으로 제품 가격이 높다.
제이오는 단벽 외에 소수벽과 다벽을 모두 더한 CNT 생산능력을 올해 1100톤에서 2025년 3620톤까지 늘릴 예정이다. 다벽 CNT 생산능력은 올해 1000톤에서 2025년 3000톤, 소수벽 CNT 생산능력은 올해 100톤에서 2025년 6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단벽 CNT 생산능력은 2024년 10톤, 2025년 20톤을 확보할 계획이다. 소수벽 CNT 양산 기술을 확보한 업체도 전세계에서 제이오가 유일하다.
강득주 대표는 CNT 생산능력 확대에 대해 "급격한 시장 성장에 따른 선제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유럽 배터리 고객사의 필요한 물량과 신규 고객사 확보 등을 반영했다. 현재 고객사는 SK온과 BYD, CATL, 노스볼트 등이다.
CNT는 현재 배터리 도전재로 주로 사용하는 카본블랙보다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고 전기전도성이 높다. 배터리 용량도 확대할 수 있다. 배터리 도전재는 양극과 음극 활물질(양극재·음극재)과 집전체(동박·알루미늄박) 사이에 쓰는 재료다. 활물질과 집전체의 전기전도성을 높인다.
이달 18일 코스닥 상장 계획인 제이오는 상장으로 확보되는 1200억원을 CNT 생산능력 증설을 위한 부지·장비 구입에 활용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1000억원이 여기에 쓰인다. 나머지는 대부분 연구‧개발(R&D) 대상이다. 전체 133명인 임직원 중 R&D 인력은 30여명이다.
제이오의 총 공모주식수는 819만7100주다. 주당 희망공모가격 범위는 1만5000~1만8000원이다. 4~7일 수요예측, 9~10일 청약, 18일 상장 예정이다. 회사 지분은 강득주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53.8%, SK이노베이션이 5.5%, 기관투자자가 24.5%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