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호조에도 공급망 주요 기업 실적 악화
국내 일부 소재·부품사 공장 가동률 하락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1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큰 폭으로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스마트폰 업황이 이제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춘절 프로모션 등 계절성 이벤트로 인한 일시적 반등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6일 중국 시장조사기관 시노(Cinno)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1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2766만대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대비 10.4%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44.6% 증가해 업계 전망치를 웃돌았다.
1월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춘절 프로모션 이벤트와 리오프닝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리오프닝과 스마트폰 교체 주기 도래 등의 이유로 스마트폰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와는 다르게 중국 내 1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일시적인 반등일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 공급망 주요 기업 폭스콘과 미디어텍의 매출이 감소했고,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애플의 최대 협력 업체 폭스콘이 2월 131억 8000만 달러(17조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11.6%, 전월 대비 39.1% 감소한 수치다. 폭스콘은 구체적인 매출 감소 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아이폰 수요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폭스콘은 아이폰 전체 출하량의 약 70%를 담당하는 애플의 최대 협력사다.
매출이 감소한 것은 폭스콘 뿐만이 아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만 팹리스 미디어텍의 올해 1월 매출은 223억 8300만대만달러(9460억원)로 전년동월 대비 48.5%, 전월 대비 42.1% 감소했다.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성수기 시즌이 지나자 주문량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미디어텍의 올 상반기 매출 감소폭을 전년동기 대비 30~40%로 예상했다.
공급망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반등세가 둔화됨에 따라 삼성전기, 심텍, PI첨단소재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향 매출이 높은 국내 소재·부품 사들의 실적 반등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부품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 전방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회복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2월 공장 가동률은 12월, 1월에 비해 소폭 감소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고객사들에서 주문을 확대하는 등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라며 “업황이 회복된다고 해도,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3~4년 정도로 길어졌기 때문에 이전처럼 호황기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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