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올 하반기 출시될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OLED 초도물량을 양산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아이폰15 시리즈는 하위 라인업에도 홀 디스플레이(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하는데, BOE가 홀 디스플레이 가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6월께로 예상되는 아이폰15 시리즈 OLED 양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2곳만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BOE가 놓친 물량이 어디로 갈지도 업계 관심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BOE가 개발 중인 아이폰15 시리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홀 디스플레이에서 빛샘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빛샘현상은 화면 등에서 빛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고 새는 현상을 말한다.

홀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상단에 구멍을 뚫어 카메라 모듈 렌즈와 페이스ID(안면인식) 등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기술을 말한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 상위 라인업인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 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며 '다이내믹 아일랜드'란 기능을 선보였다. 올해는 이러한 홀 디스플레이 적용 모델이 4종으로 늘어난다.

최근 BOE가 아이폰15 시리즈에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적용하는 하위 라인업인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 2종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 납품은 6.1인치 일반형 OLED 1종에만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이러한 홀 디스플레이 가공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BOE가 홀 디스플레이 가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장 6월께로 예정된 아이폰15 시리즈 초도물량 OLED 양산에는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수율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 시기 BOE가 생산하는 아이폰15용 OLED는 신제품용이 아니라 수리(리퍼브)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수율이 안정되면 신제품용 OLED도 납품할 수 있지만, BOE 입장에서 전체적 생산계획 차질은 불가피하다.

BOE는 애플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홀 디스플레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에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용 OLED에서 박막봉지(OLED를 수분·산소에서 보호)와 터치전극 형성 후 잉크젯 장비 공정 추가를 요청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해당 OLED에서 박막봉지와 터치전극을 만든 뒤, 홀 부분과 나머지 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잉크젯 장비를 사용해 댐을 쌓고 높이가 고르지 않은 부분을 평탄화했다.

OLED를 만드는 전공정에서 대비하지 않으면 구멍을 만드는 후공정(모듈 공정)에서 홀 주변 박막봉지가 훼손될 수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박막봉지가 훼손되면 OLED 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이 공정을 레이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애플이 잉크젯 방식을 선호했다.

또 애플은 홀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 렌즈 주변 빛샘 방지를 위한 장비인 'ELB'(Edge Light Blocking) 사용도 요청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홀 디스플레이에는 사용하지 않는 장비다.

업계에선 BOE가 놓친 아이폰15 OLED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어느 곳이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전망은 엇갈린다. 삼성디스플레이를 견제하는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측에 해당 모델 물량을 줄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생산능력 부족으로 해당 물량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생산능력 문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아이폰15 시리즈에서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TFT 방식 OLED를 적용하는 상위 라인업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된다. LTPO 방식 OLED는 LTPS 방식보다 옥사이드(산화물) 공정이 추가돼, 같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생산능력을 일부 잠식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TPO TFT와 홀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아이폰14프로맥스 OLED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물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LTPO 방식 OLED 가격은 같은 크기 LTPS 방식 OLED의 2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애플은 내년 아이폰16 시리즈 프로 라인업부터 페이스ID를 화면 아래로 숨기는 '언더패널페이스ID' 기능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더패널페이스ID를 적용하면 외부 빛이 디스플레이를 투과해 페이스ID로 들어가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투명도와 패키지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관점에서 언더패널페이스I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 적용 중인 언더패널카메라(UPC)와 원리가 같다. UPC도 디스플레이 아래에 전면 카메라 모듈을 탑재해,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카메라 렌즈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는 UPC 구현을 위해 카메라 모듈 사양은 400만 화소 수준에서 절충했다. UPC 공간을 서로 나눠서 일부는 디스플레이 화면 기능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외부 빛을 받아들여서 카메라 기능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 사양은 1000만 화소를 훌쩍 웃돈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애플은 내후년인 2025년 아이폰 시리즈 하위 라인업에도 언더패널페이스ID를 적용하고, 그 다음해인 2026년 아이폰 시리즈 상위 라인업에 UPC를 적용할 수 있다. 2025년에는 애플의 첫번째 폴더블 IT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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