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테크노와 소송결과 토대로 특허소송 '확전' 예고
애프터마켓 업체 상대로 제조방법 특허침해소송 제기할 듯
지난해 실적은 중국매출 감소로 고전...올해 실적 악화 전망
티씨케이가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SiC링 관련 특허 소송전을 확대한다. 지난 3월 디에스테크노와 특허소송에서 SiC링 제조방법 특허를 인정받은 걸 토대로, 애프터마켓 업체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나머티리얼즈, 케이엔제이 등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재 티씨케이 부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코스닥 세그먼트 엑스포' 행사에서 “우리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이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 제기 후)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이 밝힌 '특허'는 SiC링 관련이다. SiC링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웨이퍼를 고정시키는 소모성 부품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쿼츠나 실리콘 소재보다 내구성이 높다. 반도체 기업들은 3D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때 SiC링 사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티씨케이는 그간 SiC링 특허를 무기로 국내 시장을 독점해왔다. 디에스테크노 등 후발주자들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장 진입도 막아왔다. 하지만 지난 3월 대법원이 '티씨케이-디에스테크노' 특허소송 최종심에서 티씨케이가 보유한 'SiC 소재의 물성 관련 특허'(제1866869호), 'SiC 반도체 제조 부품 및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제1914289호) 중 제조방법 특허만 인정했다. 물성 특허는 디에스테크노 손을 들어줬다. 당시 티씨케이 측은 최종심 결과를 토대로 디에스테크노를 상대로 제조방법 특허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할 뜻을 밝혔었다.
티씨케이가 이번에 추가 소송을 예고한 제조방법 관련 특허는 '투과도가 다른 복수의 층을 갖는 SiC 반도체 제조 부품 및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제1914289호)다. 이와 관련, 티씨케이는 SiC 링을 제작할 때 여러 개 노즐에서 SiC 원료 가스를 분사해 여러 겹의 막을 쌓는 방식을 사용한다. 여러 개 노즐을 사용하면 한 개 노즐을 활용할 때보다 생산성과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 이같은 제조방법을 다른 기업들이 이용하는 게 특허침해에 해당된다는 게 티씨케이의 주장이다.
티씨케이는 현재 국내 SiC링 애프터마켓 기업들이 자사 특허기술을 이용해 SiC링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애프터마켓 기업 중 한 곳에서는 SiC링 제조 방식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 체결을 우리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박 부사장이 언급한 기업이 하나머리티얼즈와 케이엔제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SiC링 시장은 비포마켓과 애프터마켓으로 나뉜다. 비포마켓은 SiC링을 반도체 제조업체가 아닌 장비업체에 납품하는 시장이다.이와 달리 애프터마켓은 부품을 반도체 제조업체에 직접 납품하는 방식이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비포마켓에 이어 애프터마켓으로, 케이엔제이는 애프터마켓에서 비포마켓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티씨케이가 제조방법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현 시점에선 애프터마켓 업체나 이 시장 진입을 꾀하는 기업들엔 불리할 전망이다. 이미 대법원이 제조방법 특허에 대해서는 티씨케이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단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티씨케이의 특허를 우회할 제조방법을 개발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이날 박 부사장은 올해 실적 전망도 공개했다. 박 부사장은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쪽 매출 감소, 반도체 재고소진 장기화, 애프터마켓 기업들의 시장 진출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어플라이드)와 램리서치의 대중 장비 수출 감소가 크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어플라이드와 램리서치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첨단 장비 수출이 막힌 상황이다. 또 반도체 수요 악화로 인한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도 매출 감소에 한몫했다.
애프터마켓 기업의 SiC링 납품 확대에 따른 실적 악화의 요인이다. 박 부사장은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애프터마켓 기업의 SiC링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어플라이드 및 램리서치 등의 고객사도 이를 인지했고 점유율 방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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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비포, 케이엔제이가 에프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