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기 매출 누계 3억8000만원 수준
"SSD 시장의 정체가 실적에 영향 미쳐"
실적 개선위해 CXL 스위치, PMIC 개발
국내 최초의 팹리스 유니콘으로 평가 받는 파두가 지난 2분기와 3분기 어닝 쇼크를 냈다. 2분기, 3분기 매출을 합치면 3억8000만원 수준이다. 상장 당시 공개했던 2022년 매출(564억원)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9일 파두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 3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매출은 5900만원이다. 영업손실은 3분기 148억2100만원, 2분기 152억7500만원이다. 영업손실 중 대다수 비용은 판관비다.
2분기와 3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SSD 모듈 매출만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두의 매출은 크게 두 제품군에서 나온다. SSD 컨트롤러와 SSD 모듈이다. SSD 컨트롤러는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SSD 모듈은 메타 등 고객사에 납품 중이다. 2분기와 3분기에는 SK하이닉스에 SSD 컨트롤러를 한 제품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두는 2015년 설립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전문 팹리스다. SSD 컨트롤러는 SSD에 탑재되는 시스템반도체다. SSD 내에서 읽기, 쓰기, 수명 관리 등을 처리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SK하이닉스와 메타가 있다.
파두의 어닝 쇼크에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등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메타, 구글, MS 등 CSP들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인공지능(AI) 서버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 A씨는 "아무리 기술 특례 상장 기업이지만, 3억원 매출은 너무 적은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파두는 CSP들의 투자 축소로 인해 단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지효 파두 CEO는 3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파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기회를 찾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볼 때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위해 올해에도 단단하게 기초를 다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SSD솔루션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몇 개 분기 정도의 리드타임이 걸리겠지만, 매 분기 당사의 고객 기반은 보다 강력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원종택 파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어닝쇼크에 대해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은 지속적인 낸드 가격 둔화, 데이터센터들의 인프라 구조 재조정 프로세스 진행으로 구매 지연이 이어져 왔다"며 "작년대비 큰 폭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의 정체는 당사 실적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다행히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2024년에는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2025년에는 매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두는 매출 다변화를 위해 신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스위치와 AI 반도체다. 파두는 CXL 스위치를 올해 말 개최되는 슈퍼 컴퓨팅 2023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AI 반도체는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전문기업 A사와 공동 개발 중이다. A사의 AI 코어 IP와 파두의 메모리·스토리지 IP를 결합한 차세대 데이터센터향 AI 반도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