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일렉 주최 '차세대 SMT&PCB 테크 컨퍼런스'
"글래스, 차세대 메인 패키지기판 재료 가능성"
글래스 기판 시장 선점경쟁이 시작됐다. LG이노텍이 반도체 패키지용 글래스 기판 개발을 검토 중이다. 글래스 기판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던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 코빙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고, 삼성전기는 최근 글래스 기판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박재만 LG이노텍 팀장은 21일 수원컨벤션센터서 《디일렉》 주최로 열린 'SMT&PCB 테크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글래스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메인 재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저희(LG이노텍)도 글래스 기판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래스 기판은 기판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Core)를 플라스틱에서 유리 재질로 바꾼 제품이다. 글래스 기판은 온도에 따른 변형과 신호 특성이 우수해 미세화·대면적화에 유리하다. 글래스 기판은 서버 CPU용,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박재만 팀장은 "패키지 재료는 과거 리드프레임으로 시작해서, 세라믹 기판을 거쳐 2000년부터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왔다"며 "(최근 여러 업체가) 글래스를 차세대 패키지 재료로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미국 조지아텍에서 글래스 기판을 처음 콘셉트로 제안한 뒤 10년간 컨소시엄을 통해 기술을 개발해왔는데, 당시에는 현실과 거리가 멀었다"면서도 "최근에는 인텔 등이 (글래스 기판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 말처럼 미국 조지아텍 패키징 리서치 센터(GT PRC)는 지난 2009년부터 글래스 기판 콘셉트를 개발했다. 앱솔릭스가 개발 중인 글래스 기판 기술도 조지아텍 패키징 리서치 센터에서 비롯됐다.
박 팀장은 "글래스 기판은 글래스가 가운데에 있고, 위를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이나 절연층으로 채운다"며 "글래스가 가운데에 있어서 워피지(휨)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래스 기판의 영률(Young's Modulus, 탄성계수)이 기존 유기재료 소재 영률(20 내외)의 4배 수준인 70~80이어서 잘 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힘을 가해야 변형된다. 또 "글래스 기판은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회로를 형성하기 좋고, 신호손실도 적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박 팀장은 "글래스 기판은 열팽창계수(CTE)가 낮아서 실리콘 칩과 매칭성이 좋다"며 "글래스 기판은 유리관통전극(TGV:Through Glass Via)을 굉장히 좁게 뚫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텔을 비롯해 여러 기업에서 (글래스 기판) 기술을 채용하려고 하는데, 아직은 (글래스 기판) 기술 완성도가 높은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주요 업체들도 글래스 기판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 코빙턴 글래스 기판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고객사 인증 시점에 따라 양산 시기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CES에서 패키지 글래스 기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글래스 기판 시제품 생산라인 구축, 2025년 시제품 생산, 2026년 이후 양산이 목표"라고 밝혔다.
해외 업체 중에서는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지난해 3월 반도체 패키지에 초점을 맞춘 글래스 기판(GCS:Glass Core Substrate)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DNP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처럼 전통 레진 기판을 글래스 기판이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DNP는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 양산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