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장부품 매출 목표 2조원...전사 매출 20% 이상"
"AI 반도체용 FC-BGA 하반기 양산 계획...고객과 얼라인"
"글래스 코어 기판 내년 말까지 기술 개발 마칠 계획"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삼성전기는 자동차 부품회사"라고 선언했던 장덕현 사장이, 이번 주총에선 "올해 전장 MLCC 매출을 1조원까지, 내년에는 전장부품 매출을 2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20일 서울 양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2~3년간 시황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회사 체질을 개선해왔다"며 "내년에는 자동차에 사용하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파워인덕터, 카메라 모듈 등 전장부품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20% 이상, 2조원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장덕현 사장은 "최근 전장용 MLCC, 파워인덕터, 자율주행차용 FC-BGA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기 주요 사업인 MLCC와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 응용처에서는 스마트폰과 IT 제품 비중이 크다. 장덕현 사장은 "과거에는 소비자용·저부가 부품 비중이 커서 시황에 따라 이익과 손해가 반복됐다"며 "안정적 사업구조 확보를 위해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MLCC 매출에서는 전장 비중이 15%까지 올라왔다. 장 사장은 "3년 전 MLCC 매출에서 전장 비중은 5~6%에 그쳤지만, 지난해 15%까지 늘었다"며 "올해 말이면 20%, 경우에 따라서는 25%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TV나 휴대폰용 MLCC보다 전장용 MLCC 부가가치가 크다"며 "전장용 제품 라인업 확대와 차별화 기술을 통해 2024년 전장용 MLCC 매출을 1조원 내외까지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장덕현 사장은 삼성전기 차량 카메라 모듈 차별점으로 렌즈 기술, 그리고 수직계열화 등을 꼽았다. 그는 "차량 카메라 모듈에서 렌즈 원가 비중이 꽤 높다"며 "글래스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를 섞은 하이브리드 렌즈는 제조원가에서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리드 렌즈 기술 개발을 마치고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다"며 "내년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바일용과 차량용 렌즈 단품 사업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 등을 전장 카메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기아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는 인공지능(AI)이 기회요인이다. 장덕현 사장은 "FC-BGA는 성장이 정체된 PC보다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서버, 특히 AI 서버, 네트워크, 클라우드, 자동차용으로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AI용 FC-BGA는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할 것"이라며 "고객사와 얼라인(align)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반도체 만드는 회사가 많고, 여러 고객과 협의 중"이라며 "앞으로 매년 2~3배 이상 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FC-BGA도 기존 PC에서 서버, 서버 중에서도 AI 서버로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글래스 코어 기판은 내년 말까지 기술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요즘 나오는 서버용 기판 크기는 100x100mm이고, 점차 커지고 있다"며 "단단한 코어가 요구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글래스 코어 기판 양산 시점은 고객과 협의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올해 세종에 파일럿 라인을 만들고, 내년 말까지 기술 개발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CES에서 장 사장은 "올해 글래스 코어 기판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25년 시제품 생산, 2026년 이후 양산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주총에서 제3호 의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한 주주는 "정승일 사외이사 후보가 지난 2020~2023년 한국전력 사장 재임 시절 한전 적자가 43조원으로 늘었고, 정승일 사장 시절 한전은 배당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정승일 후보는 당시 전기요금을 적절히 인상하지 못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결단력 없는 경영자 경험을 가진 이가 삼성전기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주주를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주주는 "한전 최대주주는 정부이고, 한전 자체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정 후보가 한전 사장 시절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판은 할 수 있지만, 그 자체를 정 후보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제3호 의안은 99.4% 찬성으로 가결됐다. 주총에는 장덕현 사장과 삼성전기 임직원, 일반주주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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