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최대 크기 110mm보다 큰 FC-BGA 수요 대응"
삼성전기가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에 대해 "현재 최대인 110mm보다 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향후 130~140mm까지 대응할 수 있는 설비·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치원 삼성전기 상무는 지난 22일 서울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학습회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이처럼 말했다.
FC-BGA는 소자 활성층(active layer)을 뒤집고(FC), 칩에 솔더범프를 붙여서 칩과 패키지 기판을 연결하며, 패키지 기판에 솔더볼을 붙여서 메인보드와 연결한다(BGA). 이러한 FC 방식 기판은 전선(와이어)으로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기존 와이어 본딩보다 칩-기판 사이 거리가 짧아 전기신호 손실이 작고 입출력(I/O) 단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
황치원 상무는 '일반적으로 레진 코어 기반 FC-BGA 크기 한계는 100x100mm로 보는데, 요즘에는 크기 한계를 어느 정도로 보느냐'는 질문에, "기판 크기의 물리 한계에는 여러 제약이 있고,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표준에 따라 진행하는 공정이 있어서 현재 가장 큰 FC-BGA는 100x100mm 정도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최대 110x100mm까지 구현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그(110x100mm) 이상에 대해서도 (고객사) 수요가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130~140mm까지 대응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올해 상반기 업계 관심이 컸던 글래스 코어 기판은, 기존 FC-BGA에서 레진 코어를 글래스 코어로 바꾼 제품을 말한다. 글래스 코어 기판은 온도에 따른 변형과 신호 특성이 우수해 미세화·대면적화에 유리하다. 서버용 FC-BGA 수요가 100x100mm 이상으로 커지면, 기존 레진 기판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 바 있다.
이날 황치원 상무가 밝힌 내용은 레진 코어 기반 FC-BGA는 현재 110x110mm까지 대응이 가능하고, 이보다 큰 제품에 대한 고객사 수요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140x140mm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삼성전기는 기존 레진 코어 기반 FC-BGA는 물론 글래스 코어 기판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기 30여년 동안 FC-BGA를 개발했고, FC-BGA 중에서도 고부가제품인 서버용 FC-BGA를 지난 2022년 10월부터 양산했다. 서버용 CPU와 GPU는 연산처리능력과 연결신호속도 향상을 위해 하나의 기판 위에 여러 반도체 칩을 한번에 실장한다.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 FC-BGA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에는 AMD와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용 FC-BGA 공급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최근 FC-BGA 고객과 수요 다양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반도체 업체가 FC-BGA 수요를 사실상 독점했지만, 최근에는 빅테크 업체도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면서 수요처가 늘었고, FC-BGA 제품도 다양해졌다.
황치원 상무는 "최근 고객이 다양해졌고, 고객별로 요구하는 성능도 다르다"며 "최종 고객사와 직접 반도체 기판 설계를 논의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난도도 높아지고 있고, 이는 삼성전기에 엄청난 기회"라고 덧붙였다. 과거 반도체는 기판 위에 반도체 칩이 하나 올라가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회로가 미세해지고 트랜지스터 개수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6년까지 고성능 서버와 인공지능(AI), 전장, 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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