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980원에서 200원대로 급락
SNS 미흡한 관리와 소통 부재...눈에 띄는 성과 미미
모바일게임 'SM게임스테이션' 개발 담당 '뜬금포'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메타보라에 대한 코인투자자(홀더)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 메타보라 측에서 발행한 '보라' 코인은 2021년 비트코인이 8000만원 전후를 기록할 때 최고가 1980원까지 올랐으나 17일 239원(업비트 기준)까지 급락한 상태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는 메타보라 지분 약 61%를 보유하고 있으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메타보라의 주식을 약 5% 보유 중이다. 국내 굴지의 업체로 평가받는 카카오와 두나무가 연관된 업체지만 지난 몇년 동안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보라' 관련 SNS는 디스코드와 트위터(X), 텔레그램 채널, 미디엄 등이 있다. 공식 디스코드의 회원 수는 약 5만명이나 마지막 공지가 2022년 4월로 2년 전이다. 텔레그램 한국 채널의 회원은 1740명에 불과하고 이용자 간의 대화를 금지하는 설정이 돼 있어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해당 SNS에 관리자의 직접적인 활동은 전무하다. 메타보라 측에서 트위터로 올리는 공지와 알림이 자동으로 연결된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 채널에 노출되는 정도다. 트위터의 마지막 글은 2023년 12월이고 그 직전 게시는 2023년 2월이다. 대략 10개월 동안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은 셈이다.
글로벌 공식 텔레그램 채널은 2개가 존재한다. 회원 간 대화가 가능한 텔레그램 보라채널은 현재 타 업체 이벤트 광고글이 넘쳐나는 등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보라의 공식 블로그에는 이와 다른 텔레그램 채널 주소를 공개하고 있다. 이 텔레그램의 차이점은 한 가지 밖에 없다. 회원 간에 대화를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은, 해외에서 가장 신뢰 높은 코인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메타보라가 관리를 하지 않은 텔레그램 주소를 공개 해 놓고 있다. 해외 블록체인·코인 등 관련 업계는 주로 SNS를 통해 알림을 전하고 이용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관리는 무척 중요하다.
'보라' 코인은 2019년 1월 현재 사라진 홍콩의 거래소 코인슈퍼에 최초로 상장됐으며, 같은 해 8월 경 두나무의 업비트에 상장됐다. 상장 전 메타보라 측은 2018년 진행한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전체 발행량의 43.96%를 판매하여 자금을 확보했다. 프라이빗 세일의 개당 가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가로 가늠하면 약 1267억원이다. 이후 '보라' 코인은 2021년 하반기 코인 시장에 일명 '불장'이 도래하면서 덩달아 시세가 대략 2000원까지 상승했다. 불장 직전 6월 경 60원까지 하락했던 요인을 감안하면 약 3000% 이상 폭등했다.
현재 17일 기준으로 '보라' 코인은 239원이다. 시총은 2195억원이며 24시간 거래량은 80억원으로 총 유통량은 9억9000만개 정도다. 전체 발행량이 약 12억개고 이 가운데 82.42%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서 전체 거래량의 대부분인 97%가 거래되고 있으며 해외는 오케이엑스, 게이트아이오 등 중급 거래소 몇 군데에서만 근근히 볼 수 있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사업 타이밍이 좋았고 두나무 등 탄탄한 국내회사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당시 거래소 상장은 수월하게 이뤄졌을 것"이라며 "상장 기준이 대폭 강화된 현재 가이드에서 보면 보라 코인이 업비트이나 빗썸 등에 올라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메타보라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활동을 공개했다. ▲폴리곤·이더리움·BNB 체인 연결 ▲BORA PIT NFT 24000개 발행 ▲게임 '아키월드' NFT 15000개 판매 ▲스포츠 앱 '버디스쿼드' 업데이트 등 4가지다. 모회사 카카오게임즈의 미약한 지원은 둘째치고 투자자(홀더) 입장에서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2022년에는 엑스엘게임즈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아키월드'를 온보딩하고 출시했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없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버전 '나이트 크로우'가 동시접속자 40만명을 기록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메타보라는 미라클플레이, 볼텍스게이밍, 오아시스 등 해외 블록체인 업체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들 회사와 사업 협력을 통한 향후 사업전개를 지켜볼 일이나 법적 강제성이 없는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서는 양사 모두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리를 기대하긴 어렵다.
또 메타보라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연말, 2024년 1분기와 2분기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내용을 보면 보라3.0 로드맵 공개와 백서(화이트페이퍼) 업데이트가 기재돼 있으나 4월 현재 별다른 언급이 없다. 향후 사업 일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백서는 투자자(홀더) 입장에서 매우 요긴한 자료임에도 약속한 시기가 지났으나 무소식이다.
지난 16일 카카오게임즈 측은 SM엔터테인먼트와 IP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모바일게임 가칭 ‘SM 게임 스테이션'을 발표하고 게임개발을 메타보라에서 담당한다고 밝혔다. 메타보라의 전신이 개발사 프렌즈게임즈인 것은 사실이나 게임개발은 다소 뜬금없는 소식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보라' 코인 전략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평가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보라는 출발부터 두나무, 카카오게임즈 등 인지도 높은 회사들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코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여러 이슈에 위축될 수 있고 코인 시장이 침체기에 있긴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000원에서 200원으로 떨어진 시세에도 불구하고 소극적 태도를 일관했던 과거는 이해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불장에서는 다른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메타보라 관계자는 "올해 대형 IP들과의 협업을 비롯해 신규 온보딩 콘텐츠 등 그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보라의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글로벌 인지도도 제고하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