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패밀리의 블록체인 사업 '엑스플라'가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컴투스홀딩스 측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사업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사업 '엑스플라'는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가 각각 50.1%와 49.9%의 지분율로 싱가포르의 Com2uS Southeast Asia Pte. Ltd.라는 회사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엑스플라는 사실상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의 공동사업에 가깝다. 대외적으로는 컴투스홀딩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나 실상은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가 함께 꾸리는 블록체인 사업이다. 이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1월에 MetaCross PTE. Ltd와 MetaMagnet Limited라는 법인회사를 해외에 연달아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초 해당 사업명은 CTX였고 테라 네트워크의 산하에서 발행된 코인의 이름은 C2X였다.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되기 전, 컴투스홀딩스는 당시 세계 3대 코인거래소로 이름이 높았던 FTX와 제휴하고 코인 C2X를 판매했다. 이런 방식으로 코인거래소와 협력해 자사의 코인을 거래소 상장 전에 판매하는 과정을 IEO라고 하며, 컴투스홀딩스는 1340만개를 팔아 약 1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때가 2022년 3월이다. 1월에 회사를 설립하고 3월에 코인을 판매한 후 코인거래소에 상장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 C2X는 30배 상승했다. C2X를 0.075달러에 판매했고 상장된 후 시세가 대폭 증가해 2.2달러에 안착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해 5월 경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컴투스홀딩스의 블록체인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컴투스홀딩스는 테라 네트워크와 사업적 협력관계 뿐 아니라 자사의 코인 'C2X'를 테라 네트워크의 산하에서 개발하고 발행했기 때문이었다. 테라가 무너지면 C2X도 무너지는 수순이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컴투스홀딩스는 테라 측과 결별을 선언하고 자체 개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공개하며 독립적인 생존 방안을 발표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사업 이름인 '엑스플라(XPLA)'이다.
5월에 테라-루나 사태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8월에 대안을 발표하고 수습에 들어갔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C2X 코인을 신규 코인 'XPLA'로 전환하는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교환은 거래소를 통해 진행한다. 왜냐하면 코인의 거래는 대부분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거래소는 특정 날짜에 이용자들이 보유한 코인을 일괄적으로 교환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컴투스홀딩스는 2022년 연말을 일정으로 FTX와 맞춰 코인교환 사전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다 같은해 11월, FTX는 갑자기 뱅크런에 직면하고 곧바로 파산했다. FTX의 CEO 샘 뱅크먼이 사기와 배임으로 FTX를 나락으로 빠뜨린 것이었다. 이로 인해 FTX는 모든 자산의 입출금이 막혔다. 겨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었던 컴투스홀딩스의 코인 'XPLA'도 예외가 아니였다. 테라-루나 사태를 겪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 FTX 파산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일년 동안 이뤄졌다. 2022년 1월에 법인 설립하고 3월에 FTX 상장, 5월에 테라-루나 사건, 8월에 자체 개발 블록체인 엑스플라 발표, 11월에 FTX 파산으로 코인 XPLA 입출금 중단이라는 굴곡을 경험한 것이다. 컴투스홀딩스 측은 자사 보유 코인으로 가치를 보전해 주는 등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순탄치 않았다.
이달 16일 기준으로 코인 XPLA는 총 20억개 가운데 약 5.3억개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1개의 시세는 대략 190원이다. 시총은 1117억원으로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코인 중에서 488위이다. 24시간 기준의 거래량은 5억원으로 코인마켓캡에서 1840위이다. 지난 2023년 3월에 최고점 1900원에 상승한 이력이 있으나 지금은 90%가 하락했다. 어떤 지표를 살펴봐도 컴투스홀딩스의 블록체인 사업의 객관적인 외부 성과가 바닥인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빗썸에 상장돼 있으나 하루 거래량은 약 2억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 수치면 매도와 매수가 무난하게 체결되기 힘들 정도다.
컴투스홀딩스가 사업을 방치했던 것은 아니다. 컴투스의 흥행작 '서머너즈 워'와 '크로매틱소울', '안녕엘라', '워킹데드' 등 여러 게임을 엑스플라 플랫폼에 올렸다. 최근에는 해외 여러 투자회사(VC)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하는 등 안감힘을 기울여 왔다. 컴투스홀딩스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블록체인 사업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에 4억원이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엑스플라의 여러 지표가 최근 상승했고 향후 게임 라인업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컴투스홀딩스의 전략은 평범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인업계 한 전문가는 "엑스플라의 사업 모델은 위메이드의 위믹스나 넷마블의 마브렉스와 비교해 차이점이 크게 없다"며 "그렇다고 위메이드처럼 적극적인 모습이나 넷마블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을 블록체인 라인업으로 올리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선택으로 잃어버린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돌리기 위해서는 무난한 방법보다 획기적인 방안으로 공격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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