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익시스템, BOE의 증착기 단독 입찰 후 최종 낙찰
LG디스플레이, 선익시스템과 증착기 공동개발
중국 BOE의 IT 제품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기 납품 입찰에 단독 참여한 선익시스템이 증착기 공급업체로 최종 낙찰됐다. 선익시스템은 증착기를 LG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해왔다.
30일 중국 차이나비딩에 따르면 BOE의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입찰에서 선익시스템이 공급업체로 최종 낙찰됐다. 선익시스템은 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 24일까지 증착기 부문에 단독 입찰했다. 증착기 부문에서 경쟁했던 일본 캐논토키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업계에선 선익시스템이 BOE에 증착기를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선익시스템은 그간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디스플레이, BOE 등 주요 패널 업체에 연구개발(R&D)용 증착기는 여러 차례 공급했지만, OLED 양산용 증착기 공급 이력이 부족했다.
LG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차량 및 애플워치용 OLED 증착 공정에는 선익시스템 증착기가 사용됐지만, 애플워치 OLED는 화면 크기가 2인치 내외로 작고 물량도 많지 않았다. 차량 OLED는 면적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화소밀도인 PPI(Pixels Per Inch)가 낮고 물량이 적다.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등 패널 업체가 양산하는 애플 아이폰 OLED 증착 공정에는 모두 '검증된' 캐논토키 증착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계에선 선익시스템이 연구개발용 증착기는 잘 제작한다는 점을 근거로, 선익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 같은 주요 패널 업체에 양산용 증착기를 공급할 기회를 확보하면 기술력이 급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꾸준히 나왔다. 다양한 양산 경험이 축적되면 기술력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익시스템이 BOE의 IT용 8세대 OLED 양산용 증착기 납품업체로 최종 낙찰되면서, 선익시스템으로선 중요한 이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향후 LG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에 투자하면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8세대 OLED 라인에도 캐논토키 증착기를 사용한다.
선익시스템이 이번에 낙찰받은 증착기는 BOE의 IT용 8세대 OLED 라인 B16의 1단계 라인용 2대다. BOE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IT용 8세대 OLED 투자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생산라인 규모는 8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3만2000(32K)장이다. B16 라인에는 증착기가 모두 4대 필요하다. 1단계 라인용 증착기 2대는 선익시스템이 이번에 낙찰받았고, 2단계 라인용 증착기 2대 납품업체는 추후 결정한다. B16 라인의 첫번째 증착기 납품 예정일은 내년 5월 중순이다.
선익시스템이 BOE에 IT용 8세대 OLED 증착기를 공급하는 것은 LG디스플레이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선익시스템과 IT용 8세대 OLED 증착기를 공동 개발해왔다.
국내 또다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아바코도 BOE의 IT용 8세대 OLED 진공증착 물류장비 공급업체로 최종 낙찰됐다. 진공증착 물류장비는 OLED 증착 공정 중 불순물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기판을 이송하는 장비를 말한다. 아바코는 지난달 하순 "국내 파트너십에 기반을 둔, 중국 B사(BOE) IT 제품용 8세대 OLED 진공증착 물류장비 수주가 유력하고, 최종 결정만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바코가 말한 '국내 파트너십'이란 선익시스템과의 협력을 말한다.
선익시스템도 지난달 하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비슷한 기대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박재규 선익시스템 대표는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공급 경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재규 대표는 지난달 27일 열린 BOE의 IT용 8세대 OLED 라인 B16 기공식에 참석했고, 단상에 올라 기념촬영도 했다. 당시 캐논토키 관계자는 단상에 오르지 않았다.
앞서 BOE는 B16 라인 증착기 업체를 최종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익시스템과 캐논토키를 모두 기공식에 초청했다. 장비업체를 모두 결정한 뒤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업계에선 BOE의 당시 B16 기공식 초청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발표하고 투자를 집행 중이다. 캐논토키가 만든 첫번째 증착기는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 A6 라인에 입고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8세대 IT OLED 양산을 위해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며 "2026년부터 이곳에서 IT OLED를 연간 1000만대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OE가 지난해 11월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발표한 것은, IT용 8세대 OLED 양산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업계에선 풀이한다. BOE가 발표한 IT용 8세대 OLED 라인 투자 규모는, 삼성디스플레이(4조1000억원)의 2배를 웃도는 630억위안(약 11조400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결정하지 않았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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