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28일 디스플레이전시회 '터치타이완(Touch Taiwan) 2019' 개막식에서 "올해 행정원(行政院, 행정부)은 각계 인사와의 토론를 거쳐, 앞으로 10년을 위한 대만 디스플레이 산업의 3대 발전 전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산업간 협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기술 수준 제고 △ 인재 육성 등이다.
차이 총통의 터치타이완 참관은 올해 3번째다. 차이 총통은 "전시회에 올때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열정을 느낀다"며 "오늘 개막식에 참석한 귀빈이 이렇게 많은건, 우리가 디스플레이산업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올해 전시회는 예전보다 더 성대하게 치러지는 만큼, 여러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대만 디스플레이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만 정부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전략이 수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다른 산업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대만 패널업체는 정부의 적극적 도움 없이 알아서 성장했다"며 "현재 내후년 계획까지 세우고 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뀐다고 전략이 수정되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차이 총통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같은 자리에서 차이궈신(蔡國新) 대만디스플레이산업연합총회(TDUA) 이사장은 "대만 업체가 국내로 돌아오고(리쇼어링) 있고 해외업체의 투자도 많아지고 있다"며 지난 6월 오픈한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공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을 돕고자 내년 관련 예산을 10배 증액했다"며 "대만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걸 보여준다"고도 했다.
정부 지원 요구에 대한 지렛대 성격으로 우리 정부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차이 이사장은 "산업과 정부가 서로 협력, 연구개발에 매진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 한다"며 "정부의 여러 자원과 법률상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이 이사장은 대만 디스플레이업체 AUO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기도 하다.
이후 AUO 기자간담회에서 차이 이사장은 '한국 정부가 나서서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을 기르는게 대만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 가능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오히려 경쟁력을 키우게 돼, 위협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은 삼성, LG 등 한국 업체의 영향력이 매우 크지만 이들은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로) 기술전환을 하며 (액정디스플레이(LCD))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다"며 "대만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각자 자신들의 방향으로 기술전환을 한 이후에는 한국 업체를 앞지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그는 "한국과 대만 디스플레이업계의 발전 방향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와의 (LCD) 경쟁 압력을 피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터치타이완에서 마이크로 LED 관련 내용이 더 풍부해졌다"고 했다. 대만 정부의 발전전략은 마이크로·미니 LED를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