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 사과했다. SK와 구성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룹 경영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3일 SK는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시회’를 개최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최고협의기구다. 주요 경영진이 매월 1회 그룹 공동 현안을 논의한다. 이날 협의회는 지난 5월30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최 회장 개인을 넘어 SK그룹의 가치와 역사를 훼손했다는 판단에서 소집했다. 최 회장 및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라며 “우선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 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인공지능(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그룹 DNA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전했다.
협의회 참석자들은 이번 법원 판결이 SK의 기업 가치 추락을 유발했다는 인식에 동의했다.
일부 CEO는“노태우 정부 당시 압도적인 점수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정부의 압력 때문에 1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직접 경험한 일이기도 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CEO는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어렵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는데 마치 정경유착이나 부정한 자금으로 SK가 성장한 것처럼 곡해한 법원 판단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우선 구성원의 동요를 잠재우는데 최선을 다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해관계자와 소통과 신뢰도 강화키로 했다.
최 회장은 CEO들에게 “우리 구성원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모두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으자”라며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창원 의장은 “우리 CEO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5월30일 법원은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에게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서 나온 현금 분할 665억원 위자료 1억원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최 회장의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며 “항소심 재판부는 처음부터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그간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해왔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라며 “특히 6공화국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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