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LS전선의 전해동박 구리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특허심판원 판단을 받아냈다. 포스코인터는 LS전선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도 청구했다. 해당 특허는 LS전선이 독자 개발해 올해 12월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힌 동박용 구리 신소재 '큐플레이크'(CuFlake) 제조에 쓰일 수 있다. 또, LS전선 자회사 LS머트리얼즈는 쿨스와 울트라 커패시터(UC) 특허 분쟁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달 30일 포스코인터가 LS전선의 '전해동박용 부정형 구리 소재 및 이의 제조방법' 특허(등록번호 2521234)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결정(심결)했다. 포스코인터가 지난 4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는데, 특허심판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어떤 제품에 사용한 기술이 특정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심판이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단을 구할 때 사용한다. 특허심판원의 권리범위확인심판 결정에 대해선 특허법원에 이의를 제기(심결취소소송)할 수 있다. 또 이와 별개로 특허권자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은 권리범위확인심판 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다른 절차보다 간편하다.
포스코인터가 청구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특허심판원이 포스코인터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포스코인터는 관련 분쟁이 자사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는 해당 특허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지난 4월, 무효심판도 청구했다. 무효심판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LS전선의 특허가 등록된 지난 2023년 4월과 포스코인터가 해당 특허에 대해 권리범위확인심판과 무효심판을 청구한 2024년 4월 사이에 LS전선이 포스코인터를 상대로 특허침해를 경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LS전선은 해당 특허를 미국, 유럽, 중국 등에도 출원(신청)했다.
LS전선은 해당 특허명세서에서 "본 발명의 전해동박용 부정형 구리 소재는 (중략) 선형 구리 소재와 달리 압연, 신선, 탈지를 위한 세척, 절단 등 공정이 불필요해 제조공정이 단순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LS전선이 동박 원재료로 구리선 대신 구리 조각을 상용화하는 세계 첫 사례라고 밝힌 동박용 구리 신소재 큐플레이크(CuFlake) 설명과 일치한다.
당시 LS전선은 "최근(2023년 12월) 동박 제조사와 샘플 테스트를 마쳤다. 빠르면 내년(2024년)부터 상용화를 시작해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LS전선은 올해 12월부터 큐플레이크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LS전선의 계열사인 LS머트리얼즈는 쿨스와 울트라 커패시터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울트라 커패시터는 산업용 특수 배터리다. 고속 충방전과 긴 수명이 장점이다.
LS머트리얼즈는 쿨스의 울트라 커패시터 특허(등록번호 1345224)를 상대로 지난 2023년 4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 두 달 뒤인 2023년 6월 취하했다.
LS머트리얼즈가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기 1주일 전, 쿨스는 특허심판원에 해당 특허 정정을 요청했다. 한 달 뒤인 2023년 5월 특허는 정정됐다. 정정으로 쿨스의 특허 권리범위가 바뀌어서 LS머트리얼즈가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를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특허를 정정하면 권리범위가 좁혀져서 특허권자 입장에서 특허침해를 주장하기 쉬워진다. 쿨스는 2023년 7월 LS머트리얼즈를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LS머트리얼즈는 2023년 7월 특허심판원에 쿨스의 특허 정정 무효심판을 청구했지만, 2024년 6월 기각됐다. 두 달 뒤인 지난 8월 LS머트리얼즈는 특허심판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심결취소소송을 특허법원에 제기했다.
LS전선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는 아직 시제품만 보유한 상황이고, 이후 양산에 돌입해 LS전선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확인되면 필요한 법적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LS머트리얼즈와 관련해 "쿨스는 LS머트리얼즈에 장기간 제품을 공급해온 협력사이고, LS머트리얼즈는 정정무효심판에 대해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