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이 유럽연합(EU)에서 막대한 자금 타격을 입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애플은 법인세 21조995억원, 구글은 과징금 3조5413억원을 내야 한다. 7~8년간 이어진 소송이 마무리되며 양사의 EU 사업 관련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속 쓰린 결말이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최근 애플과 구글이 EU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패소에 따른 총 금액은 24조6408억원이다.
애플은 아일랜드에 법인을 세우며 세제 혜택을 받았는데, EU 집행위원회는 2016년 애플에 제공한 세제 혜택이 EU의 보조금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해 총 130억유로(19조1806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애플은 EU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EU 일반법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 최고법원은 일반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애플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세금은 기존 130억유로에 이자 13억유로를 포함해 총 143억유로다. 한화로 약 21조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인데, 이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5위 기업인 LG화학의 시가총액 수준이다. 천문학적 규모라 할 수 있다. 세금 외에 추가된 이자는 13억유로로 한국 시가총액 150위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과 거의 맞먹는다.
구글도 세금 폭탄을 맞았다. EU 경쟁 당국은 2017년 구글이 자사 쇼핑 서비스를 우대하는 등 조치로 검색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해 24억유로(3조540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유럽사법재판소에 과징금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반법원과 최고법원 모두 구글의 소송을 기각했다.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103위인 CJ의 시가총액 규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유럽 비즈니스는 지속해서 고난의 행군 중이다. 3월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이 대표적인 장벽이다. EU는 시장지배적 플랫폼 기업인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부킹닷컴, 바이트댄스 등 7개 기업을 게이트키퍼(소비자와 판매자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한 후 독점적 지위를 악용할 경우 처벌하는 DMA를 시행했다.
DMA가 무서운 것은 법 위반 사업자에 부과하는 과징금 규모 때문이다. 애플처럼 폐쇄적인 생태계를 운영하던 기업도 DMA 시행 후 앱스토어 정책과 애플페이 정책을 바꿨는데, 이는 DMA 위반 시 전 세계 발생 매출 중 최대 10%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어서다.
애플과 구글은 유럽사법재판소 최고법원의 판결 후 각각 법원의 결정에 실망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