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는 외국 게임이 70% 점유율
엔씨소프트가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비중 차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5위권으로 꾸준한 성과
무한성장기조에 따른 실적 압박으로 개발 환경 '보수화'
재무적 압박이 개발에 지나친 간섭...다양성 잃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외국 게임에게 절반 이상 자리를 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은 주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시장을, 외국 게임은 캐주얼 장르를 점유 중이다. 현재 양대 마켓을 합쳐 상위 10위 내에 이름을 올린 회사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넥슨 등이 전부다.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10위 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리니지2M' 등 2종을 올려 놓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스마일게이트 '로드나인'이 순위 내에 들었다. 나머지 여섯 자리는 해외 게임사의 차지다. 10위 내의 60%가 외산이다. 매출 1위는 '리니지M'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iOS 앱스토어는 외산이 더 많다. 매출 10위 내에 엔씨소프트 '리니지M', 넥슨 'FC온라인M', 111% '운빨존많겜'이 각각 4위와 7위, 8위를 기록했다. 국산은 이 3종으로 그친다. 10위 내 나머지 일곱 자리는 외국 회사의 몫이다. 점유율이 70%다. 지난해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MZ세대의 65%가 아이폰을 사용한다. 이를 감안하면 젊은 층은 국산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현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국산 게임의 장르를 보면 MMORPG가 다수를 이룬다. 넥슨의 'FC온라인M'과 111%의 '운빨존많게임'만 캐주얼이다. 게임사들이 MMORPG에 집중하는 동안 외산은 다양한 장르로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AFK: 새로운 여정'은 파스텔 스타일의 그래픽과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진행 등으로 인기를 모은다. '로열매치'는 퍼즐이며 '붕괴: 스타레일'은 가장 주목받는 서브컬처 스타일이다. '라스트워:서바이벌'은 전략과 전쟁을 적절히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공통적으로 쉬운 접근과 숏 타임 플레이 등이 특징이다.
반면, 국내 게임들은 하드코어 유저층이 주요 대상이다. '리니지M'은 2017년에 '리니지2M'은 2019년 나왔다.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진성 이용자들이 몰려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은 2021년 출시됐다. 이 작품 역시 서비스 4년에 이른다. '로드나인'만 예외적으로 올해 출시된 신작이다. MMORPG가 매출 효율이 높고 중·장기 전략에 적합해 상장사 실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게임사들은 다양성을 잃었다.
외국 게임들이 갈수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핵심은 대체로 싱글플레이 중심이다. 굳이 다른 이용자와 경쟁해 이겨야 하는 설정이 약하다. MZ 이용자들은 게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길 꺼린다. 경쟁이 없고 혼자하는 방식을 즐긴다. 게임 내에서 남과 비교되며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 한다. 그것도 아니면 서브컬처에 빠져 덕질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해외 게임의 한국 진출은 업계의 이슈였다. 게임성과 완성도를 골고루 갖춘 중국, 북미 게임들이 한국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가져갔다. 일각에서는 일시적 현상과 일부 대작의 사례로 봤다. 현재처럼 국내 시장의 절반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하지 못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위치가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된다"며 "상장사의 무한성장기조에 따라 매출과 실적 압박으로 게임 회사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게임 역시 안주하게 됐다"며 "재무적 스트레스가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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