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반도체 장비 회사 중 하나인 미국 램리서치가 내년 반도체 시설투자액이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 세계 웨이퍼 팹 설비(WEF) 투자는 600~700억달러(약 67~78조원) 규모로 큰 폭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작년 추정치 500억달러(약 56조원) 수준 대비 큰 폭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아처 CEO는 "높은 적층수의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보완 투자가 많고, D램 역시 투자가 강력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파운드리, 로직팹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TSMC 등 파운드리 업체가 올해 역대급 시설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실적발표에서 시설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지만 물밑에선 작년 대비 많은 투자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 규모를 721억달러(약 80조7000억원)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688억달러(약 77조원)와 비교해도 5%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날 램리서치는 3D 공정용 첨단 식각 장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센스아이(Sense.i)와 밴텍스(Vantex) 제품을 소개했다. 센스아이는 램리서치가 지난해 출시한 메모리용 식각 플랫폼이다. 점유공간이 작아 공장을 신축하거나 노드 간 기술을 전환할 때 유리하다고 아처 CEO는 설명했다. 밴텍스는 이 플랫폼에 장착되는 챔버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공정에 모두 사용 가능하다. 아처 CEO는 "센스아이와 밴텍스는 많은 웨이퍼당 데이터를 수집해 유의미한 정보로 제공하고,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제공한다"면서 "올해 대량의 재주문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이날 램리서치는 4분기 매출 3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한 수치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일반회계기준(Non GAAP) 주당 순이익은 6.03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0.18달러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