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GPU)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엔비디아는 12일(현지시간)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1에서 ARM 기반의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 '그레이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서버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할 전망이다. 소식 발표 후 장중 엔비디아 주가는 2.6% 뛰었고 인텔 주가는 4% 떨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는 ARM 설계자산(IP)을 사용해 대규모 인공지능(AI)와 고성능컴퓨터(HPC)를 위한 CPU인 그레이스를 설계했다"며 "엔비디아는 이제 세 종류의 칩을 가진 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처리장치(DPU)도 공급한다.
그레이스 CPU 기반 시스템은 x86 CPU에서 실행되는 DGX 기반 시스템보다 10배 더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회사의 가속기 칩이 시장에 뛰어 드는 동안에도 인텔과 AMD의 중앙 프로세서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의 IP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칩에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아마존 등의 자체 서버용 칩을 설계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가 서버용 칩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ARM의 데이터센터 사업 가속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인텔은 2020년 4분기 서버 CPU 시장에서 9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AMD의 서버 CPU 점유율은 7.1%다.
그레이스 칩은 스위스 국립 슈퍼컴퓨팅센터(CSCS)와 미 에너지부 산하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에 구축돼 2023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ARM을 400억달러(45조400억원)에 인수했으며, 현재 규제 당국의 승인이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