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 논의
FC-BGA 외 새로운 성장동력 가능성
PCB 업체 코리아써키트가 배터리 사업 진출을 검토한다. 코리아써키트는 올해 초부터 여러 배터리 스타트업을 상대로 투자를 논의해왔다. 스마트폰 주 기판과 반도체 기판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코리아써키트가 배터리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아써키트는 올해 초부터 여러 배터리 스타트업을 상대로 투자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중에서도 코리아써키트가 투자를 검토한 상대는 분리막 스타트업과 음극재 스타트업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하는 얇은 필름 형태 소재다. 작은 구멍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시킨다. 음극재는 이차전지 충전 과정에서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다.
현재 코리아써키트가 실사를 마치고 투자를 최종 검토 중인 곳은 메탈 기반 음극재가 주력인 스타트업이다. 이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음극재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투자를 검토한 뒤 무산된 곳은 분리막 업체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 음극재 업체 피앤비소재 등 두 곳이다. 코리아써키트가 두 업체에 이어 또 다른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를 지속 검토하면서 업계에선 회사 차원의 배터리 사업 진출 의지가 크다고 풀이한다.
코리아써키트가 배터리 사업을 검토하는 것은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전사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주 기판(HDI)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HDI를 생산했던 삼성전기와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이수엑사보드)가 지난 2019년부터 차례로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삼성전기가 2019년 HDI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코리아써키트가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혜폭이 코리아써키트 기대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 탓이다.
최근 공급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기판 매출은 상승세지만 코리아써키트로선 추가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가 확정되면 반도체 기판과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코리아써키트는 지난달 하순 2000억원 규모 반도체 기판 투자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와 지난 9월 코리아써키트는 연 1620억원 규모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연 1620억원 규모 FC-BGA를 납품하려면 연 2000억원 수준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코리아써키트는 해당 장기계약 상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주요 고객사를 브로드컴으로 추정한다.
코리아써키트는 FC-BGA 중에서도 중가(미드엔드)와 저가(로엔드) FC-BGA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저가 FC-BGA는 고가(하이엔드) FC-BGA보다 층수가 낮고 미세회로 선폭이 넓어 기술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고가 FC-BGA는 인텔과 AMD 등이 생산하는 CPU와 서버, 네트워크 등에 적용한다. 이 부문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등이 이끌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2024년께에는 반도체 기판 매출 비중이 스마트폰 HDI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스마트폰 HDI가 45~50%, 반도체 기판이 35~40%였다. 스마트폰 HDI는 2019년 삼성전기가 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관련 물량이 코리아써키트와 또 다른 PCB 업체 디에이피로 넘어왔다.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