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B16 라인에서 2024년 말부터 양산계획
BOE, 일본 증착장비 업체 캐논토키와도 접촉
중국 BOE가 IT용 8세대 OLED 투자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BOE는 2024년 말 IT용 8세대 OLED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기상으로는 국내 양대 패널 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
6일 업계에 따르면 BOE가 중국 쓰촨성 청두 B16 공장에 IT용 8.6세대(2250x2600m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능력 규모는 8.6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1만5000(15K)장이다. BOE는 이곳에서 2024년 말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IT용 8세대(8.5·8.6세대) OLED 기술은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한 분야다. 애플이 아이패드(태블릿)와 맥북(노트북) 등 IT 제품에 OLED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10인치 이상 IT용 OLED를 생산하려면 기존 6세대(1500x1850mm) 라인보다 8세대 라인이 경제성에서 유리하다. 13.3인치 패널의 경우 6세대 원장에선 48대, 8.5세대(2200x2500mm) 원장에선 96대(하프컷 48대씩)를 만들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당장은 6세대 라인에서 2024년께로 예상되는 첫번째 아이패드 OLED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이후 나올 애플 IT 제품용 OLED는 8.5세대에서 대응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BOE는 8.6세대 OLED 증착기술로 하프컷(Half Cut)·수평 증착 방식을 택했다. 스마트폰 OLED 생산에 주로 사용하는 기존 6세대 OLED 기술도 하프컷·수평 증착 방식이다. 8.6세대 원장이 6세대 원장보다 크다는 점이 다르다. LG디스플레이도 8.5세대 하프컷·수평 증착 방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와 달리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 풀컷(Full Cut)·수직 증착 방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8.5세대 하프컷·수평 증착 기술을 투 트랙으로 개발하는 것이 유력해졌다.
BOE는 8.6세대 하프컷·수평 증착기 개발을 위해 세계 1위 증착장비 업체 일본 캐논토키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BOE는 아직 캐논토키에 증착기 개발에 필요한 슬롯(Slot) 확보는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은 구매의향서(LOI)와 정식 발주(PO)에 앞선 구두 요청을 말한다.
BOE는 8.6세대 OLED 라인 구축에 앞서 IT 제품용 OLED에 필요한 기술을 다른 생산라인에서 우선 검증할 계획이다. 적(R)녹(G)청(B) 발광층을 2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 구조 OLED 구현이 대표적이다. RGB 발광층을 1층으로 쌓는 '싱글 스택' 방식과 비교해 투 스택 탠덤이 화면밝기를 2배, 제품수명을 4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애플이 IT용 OLED에서 투 스택 탠덤을 선호한다.
지난해 말 BOE는 충칭 B12 공장 3단계 라인 응용처를 스마트폰과 IT, 차량용 OLED로 변경한 바 있다. 당초 3단계 라인은 1·2단계 라인처럼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하는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도록 설계됐지만 바뀌었다. BOE가 10인치 내외인 아이패드 OLED를 생산하려면 기존 6.1인치 아이폰 OLED 생산과는 다른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면적이 커질수록 유기물 증착 등 공정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B12 3단계 라인에서 투 스택 탠덤 구조 OLED를 구현할 계획이다.
동시에 BOE는 청두 B7 공장 3단계 라인에서 하반기 스마트폰에 사용할 수 있는 투 스택 탠덤 OLED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 고객사는 아너(화웨이에서 분사)다. B7은 과거 애플 아이폰용 OLED도 생산했는데, BOE가 당초 애플 전용라인으로 기획했던 같은 성 면양 B11 라인이 정상 가동되면서 B7 가동률이 떨어졌다. 스마트폰에 투 스택 탠덤 OLED를 적용하면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한편, BOE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IT용 8.5세대 OLED 라인을 일찍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일본 알박(Ulvac)과 8.5세대 풀컷·수직 방식 증착 평가를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앞서 삼성전자에 해당 패널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빠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부터 협력사인 선익시스템의 경기 파주사업장(선유리)에서 IT용 8.5세대 OLED 증착 평가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