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사업 실적 하락과 무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업체 솔브레인이 작년 동기보다 13% 성장한 실적을 1분기에 보이며, 올해 매출 1조원 돌파 전망에 힘을 실었다. 솔브레인을 비롯한 주요 액체 화학물 소재 업체들은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제조 업계의 실적 하락의 주요인이 생산량 감소보다는 판가하락인 까닭이다.
솔브레인은 올해 1분기 2468억원 매출, 43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씩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다.
솔브레인의 작년 매출액은 9634억원이다. 1분기의 전년 동기대비(YoY) 성장률을 연간으로 확대·적용하면 올해 매출액은 1조886억원으로 추산된다.
솔브레인 관계자는 "2018년 매출 급증은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당사 물량 증가 때문이었다"며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의 전환투자가 예정돼 있어 시장 상황에 따른 물량 변동이 클 것"이라고 했다. "전환투자시에는 소재 관련 매출은 줄어들게 돼 있다"고도 했다.
삼성전자는 불산계 반도체 식각액(HF, B.O.E) 80% 가량을 솔브레인에서 공급받고 있다. 나머지 물량은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공급한다. 솔브레인의 작년 1~4분기 반도체 식각액 매출은 1129억원, 1197억원, 1278억원, 1358억원으로 증가세였다. 전년보다 1200억원 이상 늘어, 연간 매출증가(7755억원->9634억원)를 이끌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Rigid) OLED 공장 가동률이 올라간 것도 솔브레인 1분기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리지드 OLED는 기판유리 위로 TFT와 발광층을 올린 다음, 그 위에 다시 유리를 덮는다(봉지). 솔브레인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만든 리지드 OLED 패널을 받아 전·후면 유리에 식각액을 발라 얇게 만든다(Thin Glass). 원장을 자르는(Scribing) 사업도 한다.
전방업체의 실적 하락에도 주요 소재 업체는 전년보다 매출이 늘었다. 메모리와 LCD 등 제품의 판가가 급감했을 뿐, 생산량은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 소재인 액체 화학물 소모량은 생산량에 비례하고, 전방업체에서 소재를 많이 쓸 수록 소재업체의 매출은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0% 줄었고 영업이익액은 7조4300원이 빠졌다. 디스플레이사업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법인 설립 사상 최대인 56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액은 1320억원이었다.
반면, 솔브레인을 필두로 동진쎄미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주요 액체 화학물 업체는 모두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동진쎄미켐은 올해 1분기 2163억원 매출, 23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62% 늘었다.
동진쎄미켐은 중국에 짓는 10번째 생산공장인 쓰촨성 메이산시 공장을 상반기내 가동할 예정이다. 11번째 공장인 허베이성 우한시 공장은 올해말 완공 계획이다. 동진쎄미켐은 산시성 시안시 공장에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 장쑤성 난퉁시 공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에 액체 화학물을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식각액 분야에서 솔브레인과 경쟁하는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올해 1분기 1122억원 매출, 11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배가 됐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광둥성 광저우시 공장에서 생산한 액체 화학물을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모두 LG디스플레이의 소재 협력사인 트윈스 클럽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