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호 LG디스플레이 TV사업부장(부사장)은 "내년에는 48인치 OLED TV가 출시될 것"이라면서 "최고급 TV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하면서 일반 프리미엄(普通高档次) TV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매체 제일재경(1金融经济)이 지난 24일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현지매체 기자를 초청해 국내 OLED 생산라인 투어 등 홍보 활동을 했다. 제일재경은 국내에서 직접 LG디스플레이 임원을 인터뷰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수 차례 중국매체와 임원 인터뷰를 하는 등 LG디스플레이는 대중(對中)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48인치 OLED TV는 4K(3840×2160) 해상도로 출시될 전망이다. 안승모 TV중국담당(상무)은 중국전자보(我们电子厂报)와 인터뷰에서 "77인치 65인치 55인치 48인치 크기는 4K 해상도로, 88인치 77인치 65인치는 8K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게 현재 전략"이라고 말했다.
면적이 줄지만 해상도가 그대로 4K라서, 48인치 4K OLED TV는 기존 55인치 이상 OLED TV보다 인치당 화소수(PPI) 관점에서 기술 난도가 높다. 48인치 4K OLED TV의 PPI는 91.8이다. 같은 해상도 55인치(80.1 PPI), 65인치(67.8 PPI), 77인치(57.2 PPI)보다 높다. 통상 PPI가 높을 수록 화소 면적과 화소를 구동하는 트랜지스터(TFT)의 크기가 작아져야 한다.
LG전자가 올 여름 처음 출시할 예정인 8K(7680×4320) 해상도 88인치 OLED TV의 PPI(100.1)는 4K OLED TV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PPI만 따졌을때 88인치 8K OLED 패널의 양산이 가능하다면 48인치 4K OLED를 못 만들 이유가 없다. 또한, 면적을 놓고 봤을때도 면적이 작아질 수록 양산 수율은 높아지는 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OLED TV 보급이 확대되면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훼손하지 않을 적정 수준이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4K 해상도 OLED TV의 평균판매가격(ASP)은 2333달러(약 276만원)로, 같은 해상도 QD-LCD TV(1991달러, 236만원)보다 40만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QLED TV'는 QD-LCD TV로 분류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은 만드는 대로 팔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고규영 TV사업부 글로벌 프로모션담당(상무)은 "TV용 대형 OLED 패널의 생산량이 늘어도 OLED 패널 가격을 떨어뜨려 LCD의 시장점유율을 뺏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프리미엄 TV 시장 판매대수만으로도 OLED 패널의 생산능력을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매체 기자를 국내로 초청하고 현지매체에서 임원진의 노출빈도를 늘린건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동안 중국 매체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OLED'가 합쳐져 '남을 잘 곤경에 빠뜨리는 자'라는 뜻의 컹왕(坑王)으로 불렸었다.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한 샤오미, 화웨이 스마트폰 등에서 화면 불량이 났었고, 이를 두고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여론이 중국내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 출시된 화웨이 스마트폰 'P30 프로'에도 플렉시블 OLED 공급을 위한 막바지 테스트 샘플까지 공급했지만, 양산에는 최종 탈락했다.
어려움 겪고 있는 중소형 OLED 사업과 달리 TV용 대형 OLED 패널 사업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다. 고 상무는 "올해 중국내 OLED TV 예상 판매량은 30만~40만대"라며 "내년에는 100만대가 넘게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능력을 올해와 내년 각각 400만대, 700만대로 잡고 있다. 올해 전체 OLED 패널 판매에서 10%에 못 미치는 중국 시장 비중이 내년에는 15% 가량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절대량으로는 3배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