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회 행사에 매달릴 필요 없다는 목소리도
이달 중순 미국 SID에서 전시부스를 차리지 않았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내년 전시 참가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불참의 주 원인이 내년 전시를 앞두고 해소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전시에 참여하지 않은 주 원인은 전시부스 위치 때문이다. SID 2019 '올해의 디스플레이 상(Display of the Year)'을 받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은 삼성디스플레이와 관계 없는 제품이다.
복수의 산업·학계 관계자는 "전시회장에서 제일 좋은 자리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맡았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중국 BOE에 좋은 자리가 돌아가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외진 자리를 배정받게 됐다"고 했다. 이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보이콧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 관계자는 "SID 전시 자리 선정은 연중 행사 참여율 등 다양한 지표로 평가된다"며 "오롯이 후원액수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런 행사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중소형 OLED 분야 최고 기술을 보유한, 전체 디스플레이 업체 가운데 매출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장을 맡은 이 사장이 "미국 학회 행사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란 평가와 이에 따라 "내년 전시 참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전시에 좋은 자리를 얻으려면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올해 전시에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활약이 두드러졌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밀어내고 좋은 자리에 전시부스를 차린 BOE는 0.39인치 5644PPI(인치당 화소수) 마이크로 OLED를 선보였다. 일본 연구·개발 특허업체 SEL(Semiconductor Energy Laboratory)의 0.28인치 전시품의 PPI는 5291이었다. 국내 LG디스플레이는 0.66인치 3500PPI제품을 전시했고, 그 밖의 업체들은 2000PPI대였다. 마이크로 OLED는 유리가 아닌 실리콘 기판위에, 증착이 아닌 포토공정으로 화소를 만든 OLED를 말한다.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KIDS)는 올해 20주년을 맞는다. 1962년 설립된 SID보다 37년 뒤에 만들어졌다. SID 2019에 다녀온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 시설이 없는 미국의 학회 행사에 굳이 매달릴 필요가 있는가"라며 "더구나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 생태계를 가진 한국의 학회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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